구르자히말 사고·시신 수습 경위 / 베테랑 산악인에게나 알려진 곳 / 현지 경찰 “눈폭풍에 휩쓸린 듯” / 기상 호조 덕분에 시신 조기 수습한국인 히말라야 원정대가 등반 도중 참변을 당한 구르자히말은 베테랑 산악인 사이에서만 알려진 미지의 험산이다.

해발 7193m의 구르자히말 봉우리가 속한 다울라기리 산군(山群)은 네팔 히말라야 산맥의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산군 최고봉의 높이는 해발 8167m로 세계에서 7번째로 높다.

다울라기리 산군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인근 지역에는 숙박 등 편의시설도 제대로 없는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가운데 구르자히말은 산세가 더욱 거칠고 급경사와 계곡이 많은 험산으로 통한다.

산악인들은 구르자히말에 대해 등반이 흔치 않은 산이라며 "1969년 일본 원정대가 처음 정상에 오른 이후 22년간 아무도 정상에 서지 못했을 정도"라고 설명한다.

원정대는 남벽 직등 신루트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다.

과거 일본 원정대는 서쪽 루트로 정상에 올랐다.

원정 기간은 지난달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총 45일간으로 예정됐다.

신루트의 이름은 ‘코리안 웨이’(하나의 코리아 - 남북한 통일)로 지어졌다.

김창호 대장 등 한국인 5명은 통일의 희망을 안고 등반에 나섰지만 결국 ‘험산’ 구르자히말이 내뿜은 강풍에 그들의 꿈은 꺾이고 말았다.

원정대원은 애초 6명으로 구성됐으나 건강 문제로 한 명을 산기슭에 남겨둔 채 남은 5명이 네팔인 가이드 4명과 함께 등반을 시도했다.

이들은 애초 12일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산에서 내려오지 않자 산 아래에 잔류한 동료가 네팔인 가이드 한 명을 올려 보내면서 베이스캠프가 파괴된 것을 발견했다.

현지 경찰의 사일레시 타파 대변인은 AFP통신에 "우리는 사고가 눈폭풍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시신도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스캠프 바로 근처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고, 나머지 원정대원과 네팔인 가이드 등의 시신 8구는 계곡 아래에서 찾았다.

산세가 워낙 험해 구조대가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워 고난도 작업으로 예상된 히말라야 원정대 시신 수습 작업은 14일 이례적으로 3시간30분 만에 완료됐다.

산악전문가들은 "날씨가 도왔다"고 입을 모았다.

다행히 이날 현장 날씨는 구름이 종종 끼었을 뿐 대체로 좋은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인근 포카라시에 대기하던 구조 헬리콥터는 오전 7시15분에 일찌감치 이륙해 시신 수습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네팔 당국과 현지 주민의 지원도 수습 작업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