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보잉-사브 컨소시엄에 패하면서 그 불똥이 국내 항공우주산업계와 공군으로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고등훈련기 시장인 미국에서 수주에 실패함에 따라 KAI의 T-50은 중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보잉의 BTX에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공군 수주에 힘입어 보잉이 저가 수출에 나선다면 T-50으로서는 추가 수출이 쉽지 않다.

미 공군 APT 사업을 수주했을 경우 KAI는 생산라인과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주에 실패하면서 KAI는 고정익 항공기 생산 기반마저 흔들리게 됐다.

수리온 헬기 생산물량도 수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확보가 쉽지 않다.

한국형전투기(KF-X)와 소형무장헬기(LAH) 연구 개발이 진행중이지만 생산이 시작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KAI의 생산기반이 흔들리면 공군의 전력유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T-50 훈련기와 TA-50 전술입문기, FA-50 경공격기 등 국산 항공기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외 구매를 추진하려 해도 F-35A 스텔스 전투기와 A330 MRTT 공중급유기,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UAV), KF-16 성능개량 등의 사업이 예정되어있어 향후 4~5년 동안은 대형 무기도입사업 추진이 어렵다.

이에 따라 KAI와 공군이 상생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무장 장착이 가능한 FA-50을 개량해서 전력공백을 막고 KAI에 ‘일감’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A-37을 대체한 FA-50은 빈약한 무장장착 능력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여기에 아스람(ASRAAM) 공대공미사일이나 타우러스(TAURUS) 단축형 공대지미사일 등 첨단 정밀유도무기를 장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증강을 꾀할 수 있다.

KF-X가 생산될 시점인 2030년대까지 KAI의 군용기 생산능력을 유지해 KF-X 전력화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FA-50의 무장이 강화될 경우 개발도상국에 수출 가능성도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어 군과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