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가족과 팬 등 200여명 입장/보수단체 반대… 전면 개방 미지수이란에서 여성의 축구경기 직접 관람이 37년 만에 처음 허용됐다.

현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이란과 볼리비아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린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여성 200여명이 남성 관중과 분리된 구역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이란에서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들어가 직접 경기를 관람한 것은 지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여성 축구팬의 아자디 스타디움 입장이 허용되기도 했으나, 실제 경기가 아닌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방송을 보며 단체 응원하는 행사였다.

경기장에 입장한 여성의 대부분은 축구 대표팀의 가족이었으나, 일부는 경기 시작 전 아자디 스타디움 출입구 근처에 모인 여성 축구팬들로 알려졌다.

이란 네티즌들은 SNS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 국기를 흔들며 마음껏 응원하는 여성 축구팬의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 허용을 주장하는 이란의 온라인 여성단체 ‘오픈스타디움’은 트위터를 통해 "드디어 그 일이 일어났다.선택된 몇몇 이란 여성이 아자디 스타디움에 들어가 공식 경기를 사상 처음으로 볼 수 있게 됐다.여성의 정당한 소망을 이루는 길로 향하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보수 인사들을 중심으로 여성의 경기장 입장이 이란의 규범과 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이번 계기가 향후 경기장 전면 개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979년 일어난 이슬람혁명으로 이란은 신정일치의 종교 국가로 변모했다.

보수적이고 엄격한 이슬람 율법이 적용되며 여성의 대외 활동은 제한되고 공공장소에서 남녀 구분이 엄격해졌다.

특히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는 경기에 흥분한 남성 관중이 여성에게 욕설, 성희롱·성추행, 폭행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가장 일반적이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