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T 카풀' 저지 위해 집단행동… 가중되는 승차난 뒷전 [한준호 기자] #.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얼마 전 강남에서 택시 승차거부로 인해 크게 다칠 뻔했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1시간째 택시를 기다리던 도중 때마침 도착한 택시를 잡으려다 깜짝 놀랐다.

행선지를 말하지 않고 탔던 게 화근이었다.

택시 기사는 무작정 탑승하려던 김 씨를 그대로 지나쳐 버렸고 차량 뒷문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을 제때 놓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택시에 끌려갈 뻔했던 것이다.

전 세계에서 차량 공유 앱이 성행하면서 자동차 기반 공유경제가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차량 소유자와 목적지나 가는 방향이 같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카풀 앱 우버, 그랩이 대표적인데 해외여행객 중 이미 많은 이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정작 세계적인 IT 강국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바로 기존 택시 업계의 반발 때문이다.

최근 택시 업계는 카카오의 자동차 서비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는 카풀 사업 ‘카카오 T 카풀’을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미 택시 업계의 반대로 우버뿐만 아니라 국내 토종 카풀 앱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 입장에서 택시는 정작 필요할 때 잡기가 힘든 데다 잦은 승차거부로 지탄의 대상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자체 집계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지난 9월 20일 오전 8∼9시 사이에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카카오 택시 호출이 총 20만5000여건이었지만 실제 택시가 호출을 수락한 건수는 3만7000번에 불과했다.

같은 날 밤 11시∼12시 택시 호출은 13만여건이었으나 이를 수락한 차량은 약 4만1000대에 그쳤다.

오히려 카풀 앱 활성화로 보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조건 반대만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카풀 앱 활성화로 차를 두고 나오거나 소유하지 않는 이들이 더 늘어나면 교통체증과 주차문제 해결에도 일조할 수 있다.

택시 업계 역시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혁신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한 차량 공유 업계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반대로 나머지 시간대에는 택시 손님이 극히 적은 모순된 상황에서 차량 공유 솔루션 제공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가능한데, 무조건 배척만 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일찌감치 차량 기반 공유경제로의 이행에 잰걸음을 보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공유 자회사를 두거나 관련 업계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누가 더 빨리 관련 업계에 뛰어들어 경험을 쌓고 빅데이터를 확보하느냐의 경쟁이 이미 시작된 상태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