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박경림은 언어술사다.

말을 잘하는 것뿐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잘 이끌어내는 재주를 지녔다.

특유의 유쾌함으로 늘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대화의 품격 또한 수준급을 자랑한다.

덕분에 박경림은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으며, 20년째 명품 진행자로 롱런 중이다.

또 하나. 박경림은 자신의 특기를 살린 토크 콘서트로 대한민국 공연계에 새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대학로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던 박경림은 15년 만인 2014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열었다.

반응은 뜨거웠고, 박경림의 토크 콘서트는 추가 공연문의가 쇄도할 만큼 관심이 대단했다.

그런 박경림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토크 콘서트가 아닌 ‘리슨’ 콘서트로 공연계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 ‘당신을 듣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건 박경림은 한층 깊어진 공감력을 주 무기로 내세워 관객들과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박경림은 토커에서 리스너로 영역을 확장, 진정한 소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먼저 박경림은 데뷔 20주년에 대해 “시간이 빨리 흘렀다.대선배님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지만, 20년 동안 내가 그렇게 원했던 마이크 잡는 일을 아직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특별히 내가 잘해서 20주년을 맞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내게 기회를 주어진 수많은 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20년은 어떻게 펼쳐나가야 할지 고민된다”고 밝혔다.

박경림은 그 고민을 ‘토크’에서 찾았다.

그동안 토커로서 역량을 펼쳤다면, 앞으로는 좋은 리스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박경림은 “20년 동안 토커로서 노력을 많이 해왔던 부분이 있다.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며 “앞으로 20년을 내다봤을 때 좋은 리스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말이 많은 사람이 말을 잘하는 건 아니듯, 한마디여도 오롯이 상대방에게 집중해 잘 맞는 말을 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말을 잘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런 박경림의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 바로 ‘리슨 콘서트’다.

19일부터 3일간 열리는 박경림의 ‘리슨 콘서트’는 온전히 관객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예비 관객들이 보내준 사연뿐 아니라 즉석에서 각자가 지닌 스토리를 들려주고 듣는 ‘쌍방향 소통형 토크’를 지향한다.

다시 말해, 콘서트의 주인공이 박경림이 아닌 관객이 되는 것이다.

박경림은 “지금까지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여기서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그런 것만 생각했다.항상 뭘 해주려고만 했다”면서 “지금 내 옆에서 환하게 웃는 사람이 가장 힘든 사람일 수도 있지 않나. 내가 먼저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관객의 이야기가 콘서트의 중심 소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가 하는 일이 방송이고, 마이크를 잡는 사람이다.항상 말만 할 줄 알았지, 내가 만난 사람의 마음을 몰라줬던 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모든 관객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지만, 관객과 함께 다른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경험도 신선할 거라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신개념 콘서트’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는데, 관객들이 구개념으로 받아들이면 큰일이다.그래서 요즘 잠이 안 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렇게 박경림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리슨 콘서트를 필두로 각종 방송 활동과 영화 현장 MC로 활약하며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경림은 “사람이 참 좋다.또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가 정말 좋다.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잡은 마이크를 먼저 놓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하며 “예전에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되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목표를 내건 적이 있다.그 말을 떠올릴 때마다 이불킥을 하곤 하는데, 이제는 좋은 사람이자 좋은 토커 그리고 좋은 리스너로 대중에게 기억됐으면 한다”고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한편 박경림은 오는 19∼21일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리슨 콘서트’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위드림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