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기억력 감퇴는 인간이 막을 수 없는 노화현상일까. 인간의 뇌에 있는 세포는 일반적으로는 외부 감염을 막고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건강한 다른 세포를 공격하는 모습을 띠기도 한다.

이런 공격을 통해 인간의 몸은 감염에 취약해지고 인지 부조화, 기억력 감퇴 등의 부작용을 얻게 된다.

우리가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뇌의 노화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노화로 뇌가 손상된 후에 고치는 것보다 뇌가 변화를 일으키기 전에 지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전문가들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맥아더 연구소가 펴낸 보고서 ‘성공적으로 늙어가는 것’을 인용해 유전적인 영향보다 운동, 정신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건강한 식단과 같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들이 뇌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우리가 인식하는 정도보다 우리는 늙어가는 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느냐 하는 데 있어 비유전적인 요소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우선 격렬하지 않은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치매 위험성을 줄이고 신체 전반적인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전했다.

하루 20분 정도 숨이 찰 정도의 걷는 운동을 할 경우 뇌의 세포를 자극해 신경 가지를 확장하는 단백질이 생성된다.

이를 통해 대화를 할 때 말문이 막히는 등의 현상을 막을 수 있고 엔돌핀을 만들어 기분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두 번째로 보고서에서 강조된 건 활발한 정신적인 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게임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대학교와 같은 곳에서 수업을 듣는 활동 등이 치매에 걸릴 확률을 줄인다"며 "스마트폰 등이 우리의 주의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있지만 뇌를 자극하는 게임들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준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스트레스가 기억력을 담당하는 부위의 크기를 축소시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기억력을 망가뜨린다고 전했다.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럼 방법은 없을까. 보고서는 명상이나 요가와 같이 몸을 이완 시켜주는 활동에 주목했다.

명상이 복잡하게 엉켰던 뇌를 재정비하고 심지어 노화의 지표로 여겨지는 염색체 끝에 달린 텔로미어의 활동성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명상이 아니더라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꿀잠을 자는 것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이 강조한 생활습관은 건강한 식단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중년에 흔히 생기는 비만은 치매 위험성을 높인다.

비만이었던 사람이 12주 동안 체중을 감량한 결과 기억력이 현저하게 증가했다는 실례가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음식 종류별로 연구진은 생선에서 나오는 오메가-3 지방과 견과류가 우리 뇌의 신경회로를 망가뜨리는 감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고, 채소와 과일은 체내 활성산소 증가로 생기는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노화를 연구하고 있는 게리 스몰 박사는 "건강하게 살아가는 결심을 하는 데 있어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때란 없다"며 "당신의 습관이 당신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유전자보다 건강하고 오래 사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