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관리지표로 도입하고 고(高) DSR 기준을 DSR 70% 초과 대출로 결정하면서 국내 은행들의 대출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고 DSR 관리기준을 추가하면서 은행들은 이 비율에 맞춰 더욱 깐깐한 대출해야 한다.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대출 규모 역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A은행 관계자는 "기존과 달리 DSR이 70%를 넘는 대출에 대해서는 비율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무작정 대출을 해주지 말라는 것"이라며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 신청 건마다 채무자별 신용이나 소득 정보, 향후 부실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더 꼼꼼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 역시 "앞으로 DSR이 70%를 넘는 고 DSR에 대해서는 신규 대출 중 15% 이내로 맞춰야 하는 만큼 대출을 선별적이고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고 DSR 관리기준이 은행별로 다르게 적용돼 대출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고 DSR 대출 비중은 지난 6월 기준 19.6%로 관리기준인 15%에 맞추려면 4.6%를 줄여야 한다.

C은행 관계자는 "고 DSR에 해당하는 고객이 15% 한도가 다 차기 전에 대출을 신청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한도가 모두 채워진 후 신청하는 고객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수준의 고 DSR 대출자라도 시기에 따라 대출을 못 받을 수 있다.

운 나쁘게 해당 은행이 관리기준 15% 한도를 다 채웠을 때 신청하면 대출이 거절될 수밖에 없어서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의 경우 줄여야하는 대출 규모가 더 많아진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에 적용되는 고 DSR 관리기준은 각각 30%, 25%이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의 고 DSR 초과 대출 비중은 각각 40.1%, 35.9%로 지방은행의 경우 10.1%, 특수은행은 10.9%를 줄여야 하는 셈이다.

특히 정부가 은행별 평균 DSR을 오는 2021년 말까지 시중은행 40%, 지방은행 및 특수은행 80%까지 낮춘다는 방침이어서 대출 한도 등이 기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평균 DSR은 52%로 약 3년간 10% 이상을 낮춰야 한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은 평균 DSR이 각각 123%, 128%인 만큼 시중은행 보다 더 많이 줄여야 한다.

B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DSR이 52%로 그리 높지 않지만 가이드라인에 따라 40%로 낮춰야하기 때문에 대출이 연간 소득보다 많은 편에 속하는 차주 뿐만 아니라 절반 수준인 차주의 한도도 줄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출상품 중에서도 전문직 신용대출, 협약대출 등 소득을 확인 하지 않고 대출을 해주던 소득미징구대출의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소득미징구대출에 대한 DSR 비율은 300%로 가정해 평균 DSR에 반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평균 DSR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사실상 소득미징구대출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부 등 소득증빙이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보증재단을 통해 취급했던 일부 비대면대출 역시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