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유족들 “임무 소홀” 지적 / "매뉴얼 따라 건물 진입 등 판단 / 형사처벌 땐 현장지휘 어려워져" / 당사자들은 이미 타보직 발령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화재 당시 유족 등이 진압 임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한 소방서장과 지휘관을 처벌할 수 없다는 검찰 결정이 이뤄졌다.

매뉴얼에 따라 화재 진압한 소방관들에게 형사 책임을 물릴 수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구조대원들에게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았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의를 열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제천소방서장 A씨 등 현장 지휘관 2명을 불기소 처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를 관할 검찰청인 청주지검 제천지청에 권고했다.

검찰은 외부 전문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뜻을 받아들여 소방관들을 불기소 처분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해당 소방관들이 매뉴얼에 따라 화재 진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만약 해당 소방관들이 재판에 넘겨져 형사 처벌을 받는다면 향후 다른 화재가 발생했을 때 현장 지휘관이 책임지고 화재 진압 작전을 벌이기 상당히 곤란할 수 있는 점도 위원회에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재 당시 주변에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장비 진입이 상당히 어려웠고 인근 가스 저장시설로 불이 번질 경우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던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고로 29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현장에 있던 가족들은 "비상구로 진입하면 건물 내 사람을 구조할 수 있었다"거나 "2층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면 바로 구할 수 있었다"며 소방 지휘관들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주장했다.

경찰은 두 소방관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해당 스포츠센터 건물 주변에 서 있던 차량 16대에 불이 옮아 붙어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특히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가스 저장시설로 불이 번질 경우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위원회는 당시 지휘관들이 건물 진입에 앞서 "2차, 3차 피해를 줄여야 했다"는 소방 관계자들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아울러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최초로 도착했을 때 눈에 보이는 사람부터 먼저 구조해야 한다는 내용의 매뉴얼에 따라 당시 구조작업이 이뤄진 만큼 소방 지휘관들을 재판에 넘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충청북도 소방공무원 징계위원회와 충청북도 소청심사위원회 역시 두 사람에 대한 징계나 형사 처분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현재 다른 보직을 맡은 상태다.

김 전 팀장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희망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전보 발령 조치됐다.

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