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러기’를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뽀시래기.’ 축구대표팀 막내 이승우(20·베로나)는 형들 사이에서 홀로 내려앉은 아담한 키(170㎝)에 귀여운 외모로 이 같은 애칭을 얻었다.

아시안게임에선 질풍 같은 드리블 돌파와 반 박자 빠른 슈팅을 앞세워 일본과의 결승전 선제 득점 포함 4골을 몰아쳤다.

파비오 그로소 베로나 감독은 "그는 훌륭한 실력이 있다.이번 시즌에서 우리 팀의 중요한 선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재력은 확실히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앞날에 탄탄대로만 있을 줄 알았던 이승우에겐 험난한 주전경쟁이 기다린다.

아시안게임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승우는 끝내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10월 평가전 2경기에서 벤치만 달궜다.

파나마전까지 A매치 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전성기급 인기를 회복시킨 원동력은 단연 이승우다.

이날 천안종합운동장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미리 경기장을 들어가려는 팬들로 장관을 이뤘다.

특히 교복 차림의 앳된 10대들이 많아 귀여운 외모와 천부적인 축구 센스로 많은 팬을 거느린 이승우의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냉정했다.

그는 경기 뒤 이승우의 출전이 불발된 이유에 대해 "2선 공격수 포지션에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며 사실상 경쟁에서 밀렸음을 시사했다.

좌우 측면 공격을 도맡은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함부르크SV) 외에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문선민(인천) 등 공격 자원이 포화상태라 이승우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승우는 11월 호주 원정 A매치까지 경쟁력을 입증하지 않으면 벤투호 재승선을 장담할 수 없다.

소속팀 베로나는 오는 21일 베네치아 FC와 세리에B 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승우는 올 시즌 선발로 1경기, 교체로 2경기에 나와 총 78분을 뛰었다.

실전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반등해야 하는 상황이다.

튀니지 국가대표 카림 라리비(27), 브라질 청소년 대표 출신의 히데르 마투스(25) 등이 경쟁자로 꼽혔다.

그러나 베로나 공격의 축이자 이승우의 윙 포워드 포지션 라이벌인 마투스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 이승우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베네치아전에서 마투스의 대안으로 이승우 등이 거론된다"며 전망을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벤투 감독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리그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이승우가 보란 듯이 선발 경쟁을 뚫고 특유의 당찬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