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고려할 용의 있어” / EU ‘노딜 브렉시트’ 우려 속 주요 쟁점 합의 시간벌기 속셈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전환 기간을 예정보다 1년 연장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전환 기간의 연장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상들은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21개월에서 33개월로 늘리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영국은 내년 3월29일 EU를 탈퇴할 예정이며, 양측은 탈퇴 순간부터 2020년 말까지 21개월을 브렉시트 전환 기간으로 설정해 두고 있다.

앞서 EU가 영국에 비공식적으로 브렉시트 전환 기간의 연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EU 회원국 관계 장관들에게 이 전환 기간의 1년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정황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EU가 이를 제안하자 메이 총리가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전환 기간 연장론은 영국이 EU와 별도 약속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요 쟁점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는 서로 상대방의 양보만 요구하다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영국 정부는 탈퇴 후에도 EU와 무역 등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EU 측은 영국이 의무는 하지 않고 좋은 것만 빼먹으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브렉시트 전환 기간 연장은 영국 정부에 부담이 커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 기간 영국은 지금처럼 재정분담 등 회원국으로서 의무는 다하되 EU의 정책 결정 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2022년 5월 영국의 차기 총선 때 쟁점이 될 수 있다.

EU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와 관련해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라며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떠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