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미언 셔젤 감독 ‘퍼스트맨’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기고 무사히 지구에 귀환한 영웅. 전 세계가 닐 암스트롱(1930∼2012)을 알고 있다.

18일 개봉한 영화 ‘퍼스트맨’은 암스트롱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갈등 위에 외롭게 선 한 인간을 그린다.

암스트롱은 우주비행사이기 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제트기 조종사 시절 딸아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훈련 중 실수를 반복했던 일화는 그가 평범한 인간임을 말해준다.

미항공우주국(NASA)에 우주비행사로 합격한 뒤 암스트롱이 겪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특히 선장으로 제미니 8호에 탑승해 최초로 위성과 도킹에 성공한 일화가 흥미롭다.

귀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탁월한 능력과 순발력을 발휘한 모습은 영웅 탄생의 시작을 알린다.

영화가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부분은 늘 죽음이 함께 하는 그의 삶과 내적 갈등이다.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갈 때마다 그는 깊은 슬픔과 두려움을 느낀다.

그의 고통은 클로즈업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하지만 암스트롱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나간다.

희생이 늘어날수록 해내려는 의지는 강해진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도착해 처음 발자국을 남긴 순간, 잠깐의 환희 뒤 긴 숙연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길을 놓아준 희생자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하는 마음 때문이다.‘퍼스트맨’은 ‘위플래쉬’와 ‘라라랜드’ 단 두 편으로 할리우드 천재감독으로 불리게 된 데이미언 셔젤이 연출했다.

영웅의 인간적 고뇌를 통해 전달되는 울림과 황홀한 미장센이 군더더기 없이 조화를 이룬다.

올해 개국 60주년을 맞은 NASA의 아낌 없는 지원으로 철저한 검증을 거쳐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했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