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는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안전점검을 하던 하청업체 직원 김모(19)군이 전동차에 끼어 사망한 뒤 안전업무를 모두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관련 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했습니다.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하면 곧 정규직으로 전환되니 친인척의 무기계약직 입사를 독려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기계약직 지원 단계에서부터 공사 직원들의 친인척이 일반 지원자보다 더 많은 정보와 기회를 가졌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현 정부의 무리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과 박원순 시장의 무능·무책임, 민주노총이 개입된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라고 규정하고, 국민이 현 정부의 고용세습 실태에 대해 소상히 알 수 있도록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바른미래당도 "서울교통공사는 직원 가족을 위해 청년들의 꿈을 들러리로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 중 기존 정규 직원의 친인척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이를 '채용비리', '고용세습', '특혜'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과도하다"며 자유한국당을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조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공기업·금융기관 사례에서 보듯 채용비리는 청년구직자들에게 분노와 좌절감을 안겨주는 중대 범죄행위라며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앙 및 지방 정부 산하 공기업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대규모 감사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기존 직원 친인척 100여 명이 특혜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교통공사가 17일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야당은 이를 '고용세습', '권력형 채용 비리'로 규정하고 강력 비판하고 있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공채는 ‘서류→필기→면접→인성→신체검사’ 5단계 전형을 거쳐야 하지만, 무기계약직은 ‘서류→면접→신체검사’ 3단계 전형만 통과하면 돼 상대적으로 합격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정규직 공채를 통과해 입사한 직원들에 비하면 일종의 우대를 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오후 "비정규직에 대한 무기계약직화, 일반직화는 철저한 심사와 검증을 거쳐 이뤄졌다"며 "특혜와 공정성 시비 방지를 위한 시험, 외부전문가 심사 등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 문제는 올해 3월 정규직 전환된 무기계약직 1285명 중 기존 직원의 친인척이 108명(8.4%) 포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불거졌다.

서울시는 2016년 5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내 스크린 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김모(19)군이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뒤 산하 기관 직원의 정규직화를 추진해왔다.

1단계로 용역업체에 외주를 주던 업무를 직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고, 2단계로 무기계약직 직원 전원을 정규직 전환했다.

이를 통해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1285명이 지난 3월 정규직 전환됐다.

자유한국당은 정규직 전환된 직원 친인척 108명 가운데 65명(60%)이 구의역 사고가 있었던 2016년 5월 이후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차원에서 미리 정규직 전환 정보를 입수, 직원들이 친인척을 미리 입사시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65명의 채용 공고 시점은 서울시가 무기계약직 정규직화 방침을 정하기 전"이라며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채용 지원을 했다는 것은 일정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서울시가 산하 기관 무기계약직 전원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확정해 발표한 것은 작년 7월이다.

정규직 전환된 직원 친인척 34명은 구의역 사고 이전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이라 채용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은 구의역 사고 이후 안전강화 차원에서 추가 채용된 무기계약직 74명이다.

이 중 36명은 경력채용(제한경쟁), 38명은 공개채용을 거쳤다고 교통공사는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외주(용역업체) 직원을 무기계약직으로 경력채용하는 과정에서 서울메트로의 경우 직원 가족 여부를 분석해 21명의 가족 구성원을 확인했다"며 "심사 절차를 거쳐 6명을 배제한 뒤 15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배제된 6명은 업무 관련 기술·안전자격증·업무 평가 등을 통한 채용의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5명 중 9명은 용역업체 채용 때 공채를 거친 점을 고려해 구제했고, 6명은 변호사·노무사 등으로 구성된 심사단의 재심사 과정을 거쳐 채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교통공사는 "5개 안전 직종 용역회사 설립에 관계한 임원진 자녀는 심사 과정에서 배제해 특혜 시비를 차단했다"고 했다.

사전에 친인척 채용 비리를 차단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특혜 채용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울시는 교통공사의 채용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5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던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해 생긴 지방공기업이다.◆교통공사 "정규직 전환자 명단 누락 논란 인사처장 직위해제…혼선 끼쳐 사과드린다"서울교통공사는 17일 친인척 정규직 전환 논란과 관련, 정규직 전환자 명단에서 자신의 배우자를 누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모 처장을 직위해제 했다고 밝혔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날 오후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자유한국당에서 금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모 인사처장 배우자가 무기계약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됐고, 108명의 공개 명단에서 누락됐다고 밝혔다"며 "다시 점검한 결과 108명의 명단에서 인사처장의 배우자가 누락된 대신, 김모 직원의 사촌이 중복 기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인사처장 배우자는 2001년 5월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돼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시 채용된 것은 아니었지만, 시민의 관심과 우려가 높은 사안임에도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하고 혼선을 드린 점에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논란이 된 인사처장은 즉시 직위해제 조치했다"며 "즉시 자체 감사에 착수해 고의적으로 명단에서 누락했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공사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앞서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내용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교통공사에서 정규직 전환의 모든 과정을 총괄한 기획처장 김모씨는 현재 인사처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그의 아내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며 "김 처장 아내는 교통공사 식당의 찬모로 무기계약직이었는데 정규직이 됐다.더욱 놀라운 것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108명의 공개 명단에서 자신의 아내 이름을 뺐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에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합리적 근거나 증거를 밝히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로 규정한 자유한국당의 행위는 명백한 사실왜곡이자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채용비리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노조는 "신규채용이든 정규직 전환이든 채용과정에서 비리는 용납될 수 없고 있다면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특히 공공기관에서는 더욱 더 엄격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 시기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채용비리나 특정인에 대한 특혜가 있었다면,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무기계약직 직원 정규직 전환 반발…교통공사 일부 직원들 소 제기서울교통공사가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직원들을 지난 3월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을 두고 일부 직원들이 반발해 각종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직원 가운데 일부는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이후인 올 2월 헌법재판소에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서울교통공사 정관 개정안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같은 날 개정안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도 했다.

헌재는 이 사건을 4월 심판에 회부한 상태다.

공채로 공사에 입사한 직원 400여 명과 공채 시험에 탈락한 취업준비생 등 500여 명은 정규직 전환이 이뤄진 이후인 3월에는 공사와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개정안을 무효화 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이들은 동시에 행정법원에 개정안의 집행정지 신청도 했으나 5월 기각됐다.

본안 사건은 아직 심리가 진행 중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