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 미 행정부 당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사진) UC버클리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트럼프 경제의 진실’이라는 글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경제를 잘 통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생활 수준을 자세히 보면 다른 그림을 볼 수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

라이시 전 장관은 트럼프 경제의 문제점을 분야별로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으로 하락세를 보인 미국 증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식 시장이 활황을 노리고 있지만, 이는 무역전쟁의 타격을 입으면서 점점 흔들리고 있다"며 "게다가 미국 주식의 80% 이상이 10%의 상류층에 쏠려있어 미국인 대부분은 트럼프 경제의 증시 활황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간에 발생하는 무역분쟁이 향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역전쟁은 일반 노동자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한 그는 지난 9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 인상으로 지금까지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한 것과 이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예정인 점을 언급하며 "일반 노동자들에게는 오히려 타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라이시 전 장관은 특히 트럼프 정부가 치적으로 주장하는 낮은 실업률에 대해 ‘노동의 질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했다.

그는 "실업률은 3.7%로 떨어졌다.하지만 일자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며 "미국 근로자 5명 중 1명은 계약직 근로자인데, 이들은 실업급여, 최저임금, 또는 근로자에 대한 보상이 적합하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에 대해 논의할 때 성장, 주식 시장, 실업률에 관한 전반적 통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그 경제에서 살지 않는다"며 "그들은 임금, 고용보장, 통근, 주택, 의료, 교육 등 보다 다양한 관계가 얽힌 개인경제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