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불가역적인 수준의 단계'라고 전제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촉진을 위해 '당근'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달성에 동력을 더 확보하기 위해 유럽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유럽이 대북 문제와 관련해 힘을 보낼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문 대통령은 순방국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차례로 방문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콘테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비핵화 이행이 먼저"라며 대북제재 완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고, 콘테 총리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유럽의 협력을 끌어낸 성과를 올렸지만, 정작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유럽이 시큰둥한 모양새를 보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19일 벨기에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해서도 한반도 평화를 향한 진전된 북한의 비핵화를 설명하고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아셈은 아시아 16개국, EU(유럽연합) 27개국, 제3그룹 3개국 정상이 2년마다 개최하는 정상회의로, 세계 각국에 대북 문제와 관련해 강한 인상을 남겨줄 좋은 회의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EU 회원국 주요 정상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와 EU 주요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과 양자 회담을 하는데, 이때도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가동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과거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할 때마다 유럽은 경고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를 바탕으로 대북제재에 동참·유지하는 일관된 태도를 보여왔고, CVID 방식을 공동 외교정책으로 채택했을 정도다.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대북제재에 변함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문 대통령이 다자외교에서도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더라도 유럽연합 주요 회원국들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이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프랑스를 비롯한 EU 주요 화원국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맞춰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미국의 방침과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의 지지를 얻어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실제 방북한다면 대북 문제에 관한 유럽 회원국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와 통화에서 "상임이사국인 영국이나 프랑스는 각각 전통적 입장이 있고 스웨덴과 스위스 등은 중립적으로 해서 접근하려는 등 의견은 갈릴 것"이라면서 "만약 교황이 방북한다면 여론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유럽의 밑바닥을 다지고 있고, 교황이 방북한다면 (유럽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교황의 방북 전후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후 열린다면 그 외의 상임이사국 등의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