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대전 이재현 기자] 오랜만에 찾아온 축제였지만 몸은 움츠러들었다.

올 시즌 한화는 개막전 하위권으로 평가받았지만,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반전의 팀’으로 거듭났다.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성과에 대전은 들썩였다.

19일 넥센과의 2018 신한은행 MYCAR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엔 1만 2400명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경기장 대부분을 주황빛으로 물들였을 정도로 대전 홈팬들의 승리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게다가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로 오를 확률이 상당히 높았기에 팬들은 물론 선수단 모두 첫 승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끝내 2-3으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세밀함 부족이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큰 틀에서는 포스트시즌이 익숙한 넥센과 대등한 싸움을 펼쳤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아쉬웠던 점이 여럿 있었다.

득점의 시작인 출루에선 나무랄 데가 없었다.

경기 내내 12안타 3볼넷을 얻어낸 한화는 단순 공격 지표에선 넥센(9안타 2볼넷)에 앞섰다.

실제로 5회 이후 8회까지 매 이닝 출루에 성공했다.

게다가 넥센은 5,6회 잇달아 2루수 김혜성이 실책을 범하면서 스스로 흔들렸다.

상대의 위기는 곧 나의 행복이지만, 한화는 천운을 걷어차며 패배를 자초했다.

5회 1사 만루에선 중심타선이 잇달아 타석에 들어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베테랑 김태균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던 순간은 7회였다.

의욕이 과해 주루 과정에서 치명적 실수가 나왔다.

2-3으로 끌려가던 8회 말 2사 2루에서 하주석은 평범한 3루 땅볼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김민성의 악송구가 나오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2루 주자 양성우는 3루 진루에 그치지 않고, 홈까지 노리려다 끝내 협살로 무릎을 꿇었다.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1루수 박병호의 노련함도 빛났지만, 양성우의 과욕은 두고두고 땅을 칠 순간으로 남았다.

8회에도 찬스에서 답답하긴 마찬가지. 역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음에도 타선의 주축 이용규와 제라드 호잉은 각각 내야 뜬공, 1루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한화 송은범은 지난 18일 “젊은 선수들이 많은 넥센이 경험 면에선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경험부족’에 고개를 숙인 쪽은 한화에 가까웠다.

기회마다 얼어붙고, 세밀함까지 떨어졌던 한화였다.

상대의 실수조차 이용하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