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금의 문화사/레베카 조라크, 마이클 W. 필립스 주니어 지음/임상훈 옮김/새터/1만5000원콩고민주공화국의 상황은 끔찍하다.

35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1998년 2차 콩고전쟁 중 사망했다.

이 전쟁은 르완다와 우간다 군이 자신들이 1996년 콩고에 옹립했던 독재자와 벌인 전쟁이었다.

이는 금을 노린 선진국 다국적 기업들과 악명 높은 무장집단들 사이의 거래가 초래한 분쟁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군벌들에게 돈을 제공하고, 군벌은 금을 캐 가도록 보장하는 꼴이다.

콩고에서 캔 금가루는 우간다로 갔다가 다시 유럽의 제련소로 보내진다.

선진 유럽 기업들은 인간의 고통 따위는 외면한다.

기업들은 금의 원산지 조사를 거부한다.

전쟁범죄자들이 계속 콩고 사람들을 착취할 수 있도록 방조하는 것이다.

금이 노랗게 보이는 이유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관련이 있다.

금은 은에 비해 자신의 전자들을 더 강하게 끌어당긴다.

은은 핵에 47개의 양성자만 갖고 있지만 금은 79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 파장에서 빛을 흡수하고 일부는 반사한다.

이 반사된 빛들이 모여 금의 노란색을 만들어낸다.

색이 약간씩 다른 것은 다른 금속이 첨가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란색 광채는 순금의 특징이며, 보석상들은 이를 ‘24캐럿 골드’라고 부른다.

금 무게의 비율을 ‘캐럿’이라는 단위를 쓴다.

1캐럿은 금이 전체의 24분의 1이다.

18캐럿 금은 24분의 18이다.

금이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금은 종교적 의식에서 이용되고, 식민지 탐사의 목적 중 하나가 되었으며, 현대 과학에서는 중요한 물질이 되었다.

다양한 문화와 시간대에 걸쳐 금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공학의 관점에서 보면 금이 가진 연성은 오래전부터 소중한 특성이었다.

금을 두들겨 28만2000분의 1인치의 얇기로 만들 수 있고, 가는 실을 만들 수도 있다.

오늘날 반도체는 이런 금의 연성을 이용한다.

저자는 금을 아주 모순적인 물질이라고 말한다.

금이 인류역사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 물건이지만, 수없는 폭력과 살인을 낳은 촉매제가 되었다.

신화, 경제, 미학을 넘나들면서 이 단순해 보이면서도 저항할 수 없는 물질이 인류에게 제기하는 위험성을 강조한 책이다.

정승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