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가 나오면 좀 달라질까.지난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운찬 KBO 총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 총재는 오는 23일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문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손혜원 의원 등이 정 총재에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불거진 병역특례 논란에 대한 질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재는 지난달 12일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비판을 뼈아프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아시안게임 야구를 지켜보며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KBO가 국위 선양이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과거의 기계적 성과 중시 관행에 매몰되어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사과했다.

일단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것으로 여론의 화살은 돌렸지만 당면한 과제와 청사진에 대해선 부족했다는 일부 비판도 제기됐다.◆선동열은 지난해 7월 선임, 정운찬은 올해 1월 취임문체위 국감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질의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문체위 의원들은 지난 10일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증인으로 세워 질의했다.

야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손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의 ‘야알못’ 질문에 팬들이 실망했고 되레 역풍이 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다음날 정 총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기에 총재가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10여년 전에는 가능했을지 모르나 최근 스포츠계는 최순실·정유라 사태 이후 상당 부분 투명해졌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져 위에서 잘못 입김을 불어넣었다가는 바로 기사화되거나 국회에서 현안으로 다뤄진다.

그런데 정작 선수 선발권을 지닌 선 감독에게 일부 선수 특례에 대한 유의미한 답을 듣지 못했다.

정 총재가 "선 감독에게 위임했다"고 하면 문체위 의원들로서도 더 진전된 답을 듣기 어렵다.

선 감독을 임명한 것 역시 정 총재가 아니다.

선 감독은 지난해 7월 선임됐지만 정 총재는 지난 1월 취임했다.

오지환(LG) 등을 뽑는데 정 총재가 관여했다고 볼 수 없다.

◆패션에 묻힌 문체위 정책문체위는 20대 국회 후반기 교문위에서 교육위와 분리됐다.

체육, 문화, 관광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손 의원은 특히 이번 국감에서 게임, 콘텐츠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손 의원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은원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총 1811개의 과제를 선정해 2100억 원의 국고를 지원했지만 211개의 업체만 매출이 발생해 기술료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사업에 선정된 과제를 진행한 업체의 약 70%가 매출조차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 외에도 각 의원들은 크고 작은 국정 전반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정책적인 부분보다 김수민 의원의 한복, 손 의원의 한복 스타일 블라우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의 태권도복 등 톡톡 튀는 패션이 되레 정책을 묻혀 버리게하는 경향이 있다.

◆정운찬에 집중말고 체육 전반 정책을 다뤄야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 23일 국감에서는 정 총재에게 여야 의원들의 질문 화살이 쏠릴 수 있다.

정 총재는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인사다.

이를 빌미로 여당에서는 이명박 정부 때의 정책에 대한 공격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야당에서는 이를 보호하다가 정쟁으로 흐를 여지도 있다.

그런데 23일 국감은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굵직한 체육단체들의 국감날이다.

남북체육교류, 스포츠토토 수익금 배분 문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전횡 이후 퇴행한 스포츠산업 이슈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짧은 시간 다뤄져야 한다.

정 총재 출석으로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질의 조차 못하고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의원들이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혼돈하는 것 같다"며 "정책이 어떻게 예산과 집행과 연결이 되고 앞으로 정책을 잘 펼 것인지를 감사해야하는데 기관장, 증인을 세워놓고 청문회 하듯 조사 건 국정조사다.구조적인 문제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