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빚을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간 사람의 채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금융기관에 채무를 갚지 않고 해외이민을 간 사람(해외거주자)이 총 2345명이었다.

이들의 채무액은 모두 4381억원이다.

하지만 회수한 금액은 4%에 해당하는 164억원에 그쳤다.

지난 2016년, 2017년에 인수한 채권의 회수금액은 전무했다.

채무액은 한해에 최소 5억원(2010년)에서 최대 1443억(2014년) 등 계속 쌓이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령대별로 50대의 채무액이 16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1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의 채무액은 전체 채무액의 7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20대와 90대 이상의 채무액은 전혀 회수되지 못했다.

이 금액이 전체 미회수금액의 37.8%인 62억원에 달한다.

캠코는 "채권회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일단 채무자가 해외로 이주하면 해외 거주 주소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국외 거주자의 해외 재산 파악 및 강제집행은 국내법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현행 국외이주 관련 법규에는 금융기관 빚을 갚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다.

외교부에 해외이주를 신고한 후 1년 이내에 출국하도록 하는 규정만 있을 뿐이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출국 직전 개인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없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이 의원은 "금융기관에 채무가 있으면서도 해외로 이민을 나가는 채무자들의 경우 채권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빚 때문에 경제적 재기가 불가능한 이들이 이민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고액 채무자들의 경우 해외 재산은닉을 통한 채무 고의 회피 등 범죄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관련 법령의 정비를 통해 국가재정 손실 및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