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무역 갈등에서 촉발된 충돌이 외교·군사 분야에 이어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유리하게 할인이 적용되고 있다"며 유엔 만국우편연합(UPU) 탈퇴를 예고한 것은 양국 간 갈등이 새로운 전선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20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앞으로 1년여간 UPU 탈퇴 절차를 밟으면서 UPU 협약 조건을 재협상할 계획이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협상이 성공하면 행정부는 탈퇴 통보서를 철회하고 UPU에 남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베른에 본부를 두고 1874년 창설된 UPU는 유엔 산하의 정부 간 기구다.

현재 총 192개국에 이르는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우편요금 규정을 만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 UPU 체제가 미국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 중국 등 다른 국가에 유리하도록 규정돼 있어 중국 제조업체의 미국 수출이 유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설명에 따르면 LA에서 뉴욕까지 1파운드(0.453592㎏) 소포의 우선 취급 배송료는 7∼9달러(7800원∼1만원)이지만, 같은 소포가 중국에서 뉴욕으로 가면 2.50달러(2800원)다.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고안된 이 같은 할인율이 미국 우편서비스(USPS) 재정을 압박하고 ‘짝퉁’ 제품의 선적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중국 중소 전자상거래 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체 운송망을 확보한 대기업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UPU 협약에 의존하는 중국의 중소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미국 쇼핑몰에 입점해 전자상거래를 영위하는 중소 전자상거래업체들은 국제우편요금이 인상되면 물류비용이 크게 늘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수출기업이 해외로 수출하는 물품의 70%는 UPU 협약이 적용되는 국제우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라인 패션 쇼핑몰 ‘스타일위’를 운영하는 양싱젠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가 중국의 전통적인 수출 제조업체를 겨냥한 것이라면, UPU 탈퇴 위협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를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CMP는 "국제우편요금 개편은 UPU 협약에 의존하는 중국의 중소 전자상거래업체가 경쟁력을 잃게 할 것"이라며 "특히 양말, 모자, 플라스틱 조화(造花) 등 값싼 물품을 파는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