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세계-동물원 존폐 논란②] ‘쇼돌고래’ 제돌이의 삶사람들의 큰 관심 속에 2013년 고향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제돌이’는 인간들에게 자주 모습을 보이며 안부를 전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제주시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도로 앞에서 다른 돌고래들과 함께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등지느러미에 새겨진 1번 표식이 제돌이의 트레이드마크다.

제돌이는 제주도에서 불법 포획돼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다 2013년 7월 제주 바다로 야생방류된 남방큰돌고래다.◆방류된 제돌이 잘 적응 중..."우두머리 역할까지"지난 2009년 어부의 그물에 걸렸던 제돌이는 제주 서귀포시 퍼시픽랜드 수족관을 거쳐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4년간 낮에는 돌고래쇼에 동원됐고, 밤에는 길이 12m, 폭 6m, 깊이 3m의 실내 수조에 갇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하루 100km를 이동하는 돌고래를 가두는 게 비인도적이라는 여론에 힘입어 지난 2013년 방류가 결정됐다.

제돌이가 다시 야생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방류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무리와 잘 어울려 지내는 제돌이의 모습이 연구자들에게 목격됐다.

심지어 무리의 우두머리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양환경단체 전문가는 "제돌이는 무리 가운데 대장 돌고래가 사냥을 시작할 때 하는 행동인 ‘꼬리로 수면 내려치기’ 연속동장을 선보이며 먹이활동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하기도 했다.◆돌고래들의 동물복지 아직 갈길 멀어제돌이가 자연으로 돌아간 2013년 7월 18일은 한국 동물 복지 역사에 한 획이 그어진 날로 꼽히며, 돌고래 연구자들은 이날을 ‘제돌절’이라고 부르고 있다.

서울동물원은 이후 돌고래 사육 중단 선언을 했고, 제돌이를 포함한 돌고래 7마리가 고향의 품을 찾았다.

이 가운데 5마리는 제주 바다에서 서식 중인 모습이 확인됐고, 2마리는 새끼를 출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현재 우리나라 수족관에 남아있는 돌고래 수는 39마리다.

지난 7월 18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제돌이 야생방사 5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수족관에 사는 돌고래 39마리의 방류와 고래고기 식용 유통 금지를 요구했다.

바다위원회는 큰돌고래, 남방큰돌고래, 흰고래 등이 수족관 공연 및 관람-체험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수족관에서는 돌고래 손으로 만지기 등의 체험 행사도 하고 있어 돌고래들의 스트레스가 큰 상황이다.

최수영 바다위원회 국장은 "고래류를 가두어서 이용하는 게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생태 관람의 형식으로 보고 체험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