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납품업체의 판촉사원 사용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된다.

먹이사슬과 갑을관계에 얽혀 사실상 불법파견이 관행처럼 이어져오던 유통업계로서는 갑질에 대한 철퇴다.

22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은 조만간 납품업체의 종업원을 대형 유통업체에 파견할 수 없도록 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현행 법은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의 판촉사원을 파견받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단, 납품업체가 서면 약정을 한 뒤 자발적으로 판촉사원을 보내면 파견이 가능하다.

납품업체는 직원 파견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비용 등을 서면으로 기입해야 한다.

이외에도 대형 유통업체가 판촉사원 인건비를 지불하는 경우도 파견이 가능하다.

이 의원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판촉사원의 상당수가 인력파견업체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면서, 급여는 인력파견업체로부터 받는다.

앞서 이 의원은 롯데하이마트의 불법파견 의혹을 제기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460개 점포에서 판촉사원 3846명을 사용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납품업체가 판촉사원을 공급했는데, 공급자는 인력파견업체였다.

인력파견업체 중에는 지난해 파리바게뜨 대리점에 제빵기사를 공급한 A사도 있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납품업체가 판촉사원을 직접고용한 경우, 대형 유통업체에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판촉사원들은 납품업체의 상품만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의 판촉사원들은 납품업체와 무관한 상품도 판매했다.

파견법 위반 소지도 크다.

현행 파견법에 따라 소매업체 판매원은 근로자 파견이 가능하다.

시계, 귀금속, 자전거 등 일부 상품은 파견 근로자를 공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가전제품, 식음료는 파견이 불가능하다.

이 의원은 롯데하이마트 사례처럼 유통업계 판촉사원 중 상당수가 인력파견업체 소속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내 판촉사원은 15만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판촉사원을 보내는 납품업체는 1만1674개다.

이 의원은 고용노동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근로감독과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판촉사원의 고용형태는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에 가려져 사실상 방치됐다.

납품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판촉사원 인건비까지 부담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롯데하이마트의 불법파견을 계기로 대형 유통업체에 만연한 불법 고용을 해결해야 한다"며 "공정위와 고용부가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납품업체의 종업원 파견을 전면 금지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