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근 성동구치소 부지가 택지로 지정된 것에 대해 일부 주민이 첫 반대 집회를 열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었다.

서울시는 개발 계획의 큰 골격을 바꾸지 않을 뜻을 보여 갈등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송파구 가락동 주민으로 이뤄진 '성동구치소 졸속개발반대 범대책위원회'는 23일 오전 구치소 부지 근처 오금공원에서 50여명의 주민과 함께 '졸속개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주민의 동의도 얻지 않고, 주민과의 약속에도 없었던 임대아파트를 짓는다고 문제삼았다.

또 개발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복합문화시설을 지으며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고 교통대책을 세울 것도 요구했다.

권순도 범대위원장은 "우리는 선거 때마다 내놓는 개발에 대한 장밋빛 정책을 기다린 죄밖에 없다"며 "주민을 무시하고 세운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다시 시작하라"고 말했다.

박형규 부위원장 역시 "40년 동안 혐오 시설 이웃에 두고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불행한 이미지를 참고 견뎌왔다"며 "10년 후 주변에서 재건축이 이뤄지면 임대아파트까지 지어질텐데, 무슨 공공주택을 짓는다는 말이냐"고 외쳤다.

앞으로 범대위는 서울시청 앞에서도 시위를 진행하는 등, 주민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23일 성동구치소 부지 전경. 사진/신태현 기자 하지만 정작 현지 의견이 반대 일변도는 아닌 분위기였다.

구치소 부지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은 임대아파트 여부를 상관하지 않았고, 아파트가 들어오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 없어보였다.

레미안 아파트에 사는 박모씨는 "아파트에서 집회 간다고 안내방송 나왔지만 생업 때문에 가지 않았다"며 "임대아파트 안 지으면 없는 사람은 어디가서 사나"고 반문했다.

이어 "학교가 필요하면 증축을 하면 되는데 왜 굳이 부지에 짓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락동에 사는 또 다른 박모씨도 "나이 많은 사람, 집 있는 사람이 열을 낼 뿐"이라며 "복합문화시설을 안 짓겠다는 것도 아닌데, 무슨 아파트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기본적으로 지난 9월27일 박성수 구청장이 낸 입장문처럼 주민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학교 건립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과밀학급 이야기가 나와서 교육부와 교육청에 알아봤다"며 "학교는 5~10년 뒤를 내다보는데, 그 때쯤이면 저출산 현상 때문에 교육 대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인 서울시도 계획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나, 계획 백지화를 하거나 큰 틀을 바꾸지는 않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는 기본계획 수립 중이고, 지구단위계획으로 넘어가면 어짜피 주민 설명회를 하게 돼있다"며 절차상의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 의견 수렴을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계획에 대해서도 "교육부에 알아본 결과, 현재도 전혀 과밀학급이 아니거니와 앞으로 될지도 안될지도 모르는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학교 설립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21일 성동구치소 부지를 1300호 택지로 지정했다.

지정 이전부터 분위기를 감지한 일부 주민이 반대하자, 서울시는 같은 날 분양 위주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추진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주민 등 50여명이 23일 오전 오금공원 앞에서 '성동구치소 졸속개발 반대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