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좌완투수를 ‘사우스포(south paw)’라 부른다.

1890년대 미국 언론에서 쓰기 시작해 고유명사처럼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의 구조상 왼손 투수가 남쪽을 바라보고 공을 던져 유래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좌완투수는 이렇게 따로 지칭될 만큼 그 희귀성만으로도 높게 평가된다.

오랜 야구 격언 중에 ‘시속 150㎞이상을 던지는 좌완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102년 만에 맞붙는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4승제)가 ‘왼손 전쟁’으로 펼쳐진다.

24일과 25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1·2차전에서 양팀 모두 특급 좌완을 선발투수로 내세워 맞불을 놓기 때문이다.

1차전은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30)와 보스턴 크리스 세일(29)이 최고의 좌완투수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다저스 에이스 커쇼는 올 시즌은 부상과 부진이 겹쳐 9승에 그쳤지만 사이영상만 4차례 수상한 자타공인 최고 좌완투수다.

지난 시즌까지는 가을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제몫을 다하며 명예를 찾아가고 있다.

커쇼와 맞서는 세일은 사이영상 수상 경력은 없지만, 두 차례 탈삼진왕에 오른 ‘닥터 K’다.

특히 2017년에는 에는 214.1이닝 동안 무려 308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제2의 랜디 존슨’으로 불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12승을 챙겼지만 8월 어깨부상이 었었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도중 복통을 호소해 등판이 미뤄지는 등 몸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다만 커쇼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7차전 9회 마무리로 등판한 뒤 이틀 휴식 후 다시 선발로 등판해 컨디션 유지가 쉽지만은 않다.

이어지는 2차전에서 드디어 다저스 류현진(31)이 한국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역사를 쓴다.

홈에서 유독 강했기에 3차전 선발이 유력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고민 끝에 전략적인 선택을 내렸다.

3차전 선발이 7차전에도 나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류현진을 원정 2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홈 4차전에 선발로 정하면 시리즈에 한 번만 선발로 쓸 수 있기에 류현진을 두 번 선발로 활용하려면 2차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원정이든 빅게임에서 잘 던졌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류현진과 대적할 보스턴의 투수 역시 한 차례 사이영상 수상경력에 빛나는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33)다.

최전성기는 지났다는 평이지만 그래도 올 시즌 16승을 챙기며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프라이스는 가을야구에서 구원으로만 2승을 챙겼을 뿐 선발로는 11경기에서 9패만 기록하는 ‘포스트시즌 징크스’에 시달렸지만 ALCS 5차전에서 감격적인 선발승을 따내며 기세를 올리고 있어 류현진과 팽팽한 대결이 기대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