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왕정에 비판적 기사를 써온 미국 거주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관망자세를 유지해 오던 미국이 23일(현지시간) 피살사건에 연루 의심을 받고 있는 사우디 정부 관리 21명에 대한 비자를 취소하는 것으로 제재에 착수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은 작전을 잘못 세웠고, 작전은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최악의 은폐를 했다"고 강도높게 비판, 주목을 끌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우디 정부 관리들을 확인, 비자 취소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러한 처벌은 미국의 마지막 말(조치)이 아닐 것이다"면서 "미국은 언론인 카슈끄지를 침묵시키기 위한 이런 종류의 무자비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라는 말로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워싱턴포스트(WP)가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해 "카슈끄지 피살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에 대한 폭거"라며 "잔인한 살해에 대해 응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사우디가 중동지역에서 차지하는 위치, 막대한 양의 미국 무기를 구입하는 까닭에 외교적 제재외 무기판매 금지 등의 결정적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네바다주 중간선거 지원유세 때 "100만개 넘는 일자리가 걸린 문제이다"며 "판매를 취소하는 건 그들보다 우리에게 훨씬 타격을 줄 것이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사진=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