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7만명, 내년엔 10만명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증가 폭인 30만명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7%, 내년에는 2.6%로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잠재성장률인 2.7∼2.8%에 턱걸이하거나 밑도는 수준입니다.

최근 들어 주가 하락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각 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잠시 소강 상태인 미국-중국 무역 전쟁이 설령 조기에 끝나도 우리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도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뿐 아니라 전반적인 소비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걸림돌을 제거하고, 가능하면 각종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규제 개혁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 소상공인, 창업기업 등도 일을 마음껏 벌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민 기본권 차원에서 훨씬 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이번 KDI의 냉철한 진단은 최근 청와대 시각과 사뭇 다른 내용입니다.

앞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경제 성장률이 여전히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내년에는 소득주도성장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경제의 악순환의 고리를 당장 끊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경기 회복을 위한 선결 과제가 투자 심리를 되돌려놓는 것인데요. 현 정부가 민간투자 활성화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예산을 통한 정부발(發) 공공일자리 창출에 대해 '땜질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결국 시장 기능을 상당 부분 무시한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2~3개월짜리 임시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이 같은 이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예산 투입 자체를 나무라는 것은 아닙니다.

예산을 쓰더라도 쓸모있는 곳에 꾸준히 투입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예산이 배분되다 보니 정작 써야 할 곳에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도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KDI가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6%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설비와 건설투자가 급감하는 등 투자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확연하게 꺾이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도 올해 20만명대 중반에서 7만명으로, 내년 20만명대 초반에서 10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KDI는 지난 6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내년은 2.6%로 각각 내렸다.

상반기에 전망했던 올해 2.9%, 내년 2.7%에 비해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 2.7%는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9%)보다는 낮지만 한국은행(2.7%)과 일치한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8%)와 한국은행(2.7%)보다 어두운 것은 물론 잠재성장률마저 하회한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제조업 성장이 둔화하고 서비스업 개선 추세도 완만해진 가운데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하면서, 성장세가 점차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투자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소비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내수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KDI는 지적했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3.5%에서 -1.8%로, 건설투자 전망치는 -0.2%에서 -3.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도 건설투자는 -3.4%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8%에서 내년 2.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타 품목의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산업별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수출증가율이 세계교역량 증가율을 하회하는 등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우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경제 불안, 미·중 무역분쟁 등의 위험이 가시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액 기준 수출증가율은 올해 8.7%에서 내년 4.6%로 둔화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674억 달러 흑자에서 내년 713억 달러 흑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이런 부문 간 불균형은 산업별 경기 차별화가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반도체 의존도가 심화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성장세 약화는 우리 경제에서 고용 부진을 초래하는 주된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KDI 내년 취업자수 증가폭 전망치 50%이상 하향 조정KDI는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를 올해 20만명대 중반에서 7만명으로, 내년 20만명대 초반에서 10만명으로 절반 이상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9%로 2001년(4.0%)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모두 1.6% 상승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KDI는 대외위험요인 중 세계 경제 성장세와 교역량 증가세 약화,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하락, 대외경쟁력 약화 등이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내 위험요인 중에는 시장금리 급등, 자산가격 하락을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KDI는 통화정책 등 단기 거시경제정책은 당분간 현재 수준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며 경기불안 가능성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제조업 경쟁력 저하에 따른 저성장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며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서비스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등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KDI는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이 과정에서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KDI는 제언했다.

KDI는 "설비투자가 지속해서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앞으로 우리 산업경쟁력에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 없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괜찮은 성장률을 회복하는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당정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실제 성사까진 적지않은 난관한편 정부와 여당이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실제 성사되기까지는 복잡한 문제가 산적해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로 노동 강도가 세지고 임금이 깎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 우려를 완화할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는 것.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탄력근로제 확대는 6개월 정도로 늘리는 수준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력근로제는 일이 많은 주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다른 주의 노동시간을 줄여 그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제도를 가리킨다.

평균을 내는 단위 기간을 확대할수록 기업은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노동시간 단축이 시행에 들어간 이후 경영계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최장 1년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해왔다.

문제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리면 임금이 깎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주 노동시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 노동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초과 노동시간은 연장근로가 되는데 사용자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더 지급해야 한다.

연장근로 한도는 1주 12시간이다.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경우 단위 기간을 2주로 하면 1주 노동시간 한도(연장근로 제외)가 48시간으로 늘어나고, 단위 기간이 3개월이면 52시간으로 늘어나는데 여기에서 임금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동자가 어느 주에 52시간을 근무했는데 탄력근로제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12시간의 연장근로가 발생해 가산 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3개월 단위의 탄력근로제를 도입했다면 연장근로가 없는 것으로 돼 가산 수당을 못 받는다.

사용자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에 따라 노동시간 배치를 달리할 것이기 때문에 단위 기간 확대로 임금이 얼마나 깎일지 일률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단위 기간이 길수록 가산 수당 지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

근로기준법은 탄력근로제를 도입한 사용자가 임금 보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사실상 선언적인 조항으로, 임금 보전은 사업장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 수준도 노동자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늘리면 되레 임금 줄어들 수도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리면 연속적인 장시간 노동이 가능해져 노동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으로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3개월로 하면 연장근로(12시간)를 포함해 1주 최장 64시간 근무가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3개월의 절반인 한 달 반 동안 1주 64시간 근무를 연속으로 할 수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리면 주당 노동시간이 이보다 많아지고 이를 연속으로 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퇴색하고 노동자를 과로에 빠뜨릴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리더라도 1일 혹은 1주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연속 노동시간에 대해서는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려도 개별 사업장이 이를 도입하는 방법을 어떻게 정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단위 기간 2주의 탄력근로제는 노동자 대표의 동의 없이 도입할 수 있지만, 3개월의 탄력근로제는 노동자 대표의 서면 합의가 필요하다.

노조가 반대하면 단위 기간 3개월의 탄력근로제는 도입할 수 없다는 얘기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해 근로기준법을 개정할 경우 경영계는 단위 기간이 긴 탄력근로제 도입 절차도 완화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시간 단축 시행 전만 해도 탄력근로제 도입률은 3.4%에 불과했지만, 노동시간 단축을 계기로 확산 중인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앞서 고용당국이 노동시간 단축 적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 5∼6월 수행한 실태조사에서 탄력근로제를 포함한 유연근로제를 도입한 사업장은 22.9%였지만, 8월 실태조사에서는 29.2%로 6.3%포인트 늘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