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려다 피해볼라" 눈앞의 폭행도 못 본 척하는 사람들-(2018년 10월 30일 세계일보 홈페이지 배포)[기사 요약]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애인 택배기사가 폭행당했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 속 택배기사는 방어조차 못 한 채 대낮 길거리에서 심하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지하는 시민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처럼 불의를 보고도 시민들이 눈 감아버리는 사례는 꽤 많습니다.

지난해 9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끌려갈 땐 목격자와 순찰차까지 있었지만 단 한 차례의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5년 9월 인천 부평구에서 20대 남녀가 무차별 집단폭행을 당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사람은 총 17명이었지만 아무도 나선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방관자 효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는 심리를 말하죠.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도와줄 확률은 낮아지고, 도와주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답니다.

도와주려다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는 사례가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한 법률 전문가는 "실무상 쌍방폭행인지 일방 폭행인지 가려내기는 매우 어렵다.이 과정에서 억울한 사람이 많이 나오게 된다"며 "한쪽이 일방 폭행을 주장하고 다른 한쪽이 쌍방폭행을 주장할 때 증거가 불충분하면 수사기관에서 이를 가리기 어려우므로 대개 양측의 합의를 종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고죄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무고죄 특별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한 달 만에 24만618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는데요.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이에 대해 "우리 무고죄의 법정형량은 외국에 비해 높으나 실제로는 그렇게 무겁게 처벌되지 않는다"며 "기소가 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이 높지 않고 형량도 징역 1년 안팎이 대부분이고 초범인 경우 집행유예나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고요.◆도우려다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 ‘부지기수’cc30****-"노인분들과 젊은이들 싸움에 끼여서. 애들과 싸웠음. 경찰 옴. 파출소 감. 나한테 한소리. ‘아저씨 경찰이세요. 깡패세요. 큰일 나요. 그냥 빨리 합의하고 가세요. 쟤들 진단서 끊어오면 (경찰)서로 넘어가야 돼요.’ 법을 바꿔. 말릴 수 있게. 나 집사람한테 엄청...."(다음)댓글의댓글=왠지 ‘엄청’ 다음에 무슨 말이 왔을지 알 것 같네요. 우리 사회에 이렇게 ‘억울한 사마리아인’이 많았다니요! 상당수의 댓글이 저마다의 분통 터지는 사연을 풀어놓길래 놀랐습니다.

좋은 일을 했을 땐 벌이 아니라 상을 줘야 하는 건데... 네티즌들 말대로 우리 사회가 시민들에게 불의를 학습시키고 있습니다.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제도의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중국과 판박이...도움 필요한 사람 받을 수 있어야back****-"몇년 전에 중국에서 길거리 폭행당하고 있는데 거리에 시민들이 무시하고 가던 사진보고 엄청 욕하곤 했는데 우리나라도 그 꼴났네"(네이버)=네. 중국도 우리와 사정이 다르지 않은 것 같군요. 선의로 도와주려다 자해공갈단에게 사기를 당하는 ‘펑츠’가 너무 많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르는 사람을 도와주지 말아라" "노인을 돕기 전에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있는지부터 살펴라" 등 ‘펑츠’ 방지법이 공유되는 것은 기본이고 노인을 돕다 사기를 당했을 때 법률소송비용을 보상해주는 보험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 받지 못하는 각박한 사회... 우리의 미래가 될까봐 저도 두렵습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