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식적으로 北과 협상 지속 밝혀 / 북·미 평행선… 회담 동력약화 우려 /“잇단 회담 연기로 기대 더 낮아져” / 남북, 12일 도로조사 2차회의 개최북한의 잇따른 북·미회담 연기 통보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미국 워싱턴 내 회의적 기류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과 북한이 고위급회담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은 회담 준비를 충분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분위기는 간단치 않은 것 같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집중하길 원한다"며 "북·미 고위급회담이든 2차 북·미 정상회담이든 중요한 의제는 비핵화이고 북측이 6·12 싱가포르 때처럼 비핵화 이외 다른 안건을 비핵화와 뒤섞으려 한다면 북한이 정말 비핵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워싱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0월 제네바에서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 개시가 불발된 데 이어 이달 8일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회담도 연기되자 비핵화 협상에 회의적 시각이 한층 강화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한두 번도 아닌 만큼 북한의 회담 일정 연기는 그리 놀랄 게 없는 일로 받아들인다"며 "미국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얘기는 북한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북한에 대한 기대치도 크지 않았다는 얘기일 수 있다"고 전했다.

회담 재개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북·미 간 조건이 맞아야 가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 추가 선(先)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과 미국의 상응 조치가 나와야 움직일 수 있다는 북한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다는 점이다.

비핵화 전 제재 완화는 불가하다는 미국과 제재 완화부터 해 달라는 북한 간 접점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당초 단기간 내 비핵화를 부르짖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계기로 급할 게 없다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북한은 여러 경로를 통해 대북제재에 대한 답답함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미 CNN방송이 북·미 비핵화 협상 연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제공하지 않는 데 대해 정말로 화난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고 전한 데서도 북측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 관계자도 "북측이 우리 생각 이상으로 강하게 대북제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은 1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도로공동연구조사단 2차 회의를 열어 동해선 도로 현지 공동조사 일정을 논의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오는 13∼17 미국을 방문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및 남북관계 상황에 대해 미국 측 인사들과 만나 협의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