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불법 유통'로 포함해 8개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미래기술 전(前) 회장 양진호씨가 9일 구속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이날 오후 4시 폭행과 강요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양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심사를 담당한 선의종 영장전담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양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양씨는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법원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영장실질심사는 양 회장 출석 없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됐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하루 전인 지난 8일 오후 7시 30분쯤 폭행과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해 양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후 양씨를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자에 가뒀다.

현재 양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 폭행 ▲ 강요 ▲ 동물보호법 위반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 저작권법 위반 ▲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8가지다.

경찰은 구속상태에서 양씨에 대한 불법 영상물 유통 혐의를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웹하드 카르텔과 관련해 ‘경영에서 손 뗀 지 오래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양 씨를 국내 웹하드 1,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보는 중이다.

양씨가 전직 회장으로 있던 한국미래기술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소유한 이지원인터넷서비스와 선한아이디의 모회사인 한국인터넷기술원 지분을 100% 보유했다.

양씨는 또한 필터링업체 뮤레카, 뮤레카의 자회사 ‘나를찾아줘’(삭제업체)에 경영권을 행사했다.

웹하드 업계 절반 이상이 뮤레카와 연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웹하드 업체가 불법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과 저작권에 저촉되는 영상물이 유통되는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방치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경찰은 또한 양씨가 웹하드를 통해 불법 음란물이 유통되도록 단순히 방치한 것이 아니라 유통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양씨가 불법 음란물을 유통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돈을 받고 음란물을 삭제해주는 방식으로 1000억대의 부를 축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씨의 모든 업체의 자금 흐름과 탈세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양씨와 웹하드 카르텔의 유착관계를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웹하드 카르텔의 핵심인물이 양씨인 것을 중점 파악하기 위해서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헤비 업로더→웹하드업체→필터링업체→디지털 장의업체’로 이어지는 웹하드 산업의 연결고리를 말한다.

앞서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는 지난 7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글을 통해 양씨가 디지털 성범죄 불법 동영상을 유통하고 돈을 벌고 웹하드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필터링 회사를 운영하며 피해 촬영물 유통을 방조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디지털 장의사를 운영하며 본인들이 유통시킨 피해 촬영물 피해자에게 돈을 받고 해당 동영상을 삭제해주며 수백억에 달하는 부당 수익을 창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씨가 음란물 유포 혐의로 수차례 구속 및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법행위를 지속해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한사성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진호 사태'는 '웹하드 카르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진호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사업체와 위디스크, 파일노리, 한국미래기술, 한국네트워크기술원, 뮤레카, 나를 찾아줘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주장했다.

또한 김경욱 이랜드 전 노조위원장 등 웹하드 카르텔 핵심인물들을 구속할 것도 촉구했다.

김경욱 전 노조위원장은 2008년 12월 이랜드를 퇴산 후 한국네트워크기술원에 입사해 2013년 필터링 업체인 뮤레카 법무이사로 승진했으며,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의 모기업인 한국인터넷기술원의 임원으로 옮겨가 뮤레카의 압수수색, 위디스크, 파일노리 등의 법적 분쟁을 지휘 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9월 2차례에 걸쳐 경기도 성남시의 웹하드 업체 파일노리와 위디스크의 사무실, 양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양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앞서 지난 7일 양 회장은 부터 전날까지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와 '셜록'이 지난달 말 공개한 동영상 속 직원 폭행과 회사 워크숍에서 직원에게 칼과 활로 살아 있는 닭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엽기 직원 갑질' 등 공개된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인한 또 다른 폭행·강요 피해자 10여명에 대해서도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맞을 것"이라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한편, 경찰은 또 '셜록'과 '뉴스타파', '프레시안'이 지난 8일 공동 보도한 '직원 휴대전화 도·감청' 의혹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들 매체는 양씨가 해킹앱을 개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소속 직원들에게 메신저용 앱 '하이톡'을 깔게 하면서 자동으로 해킹앱을 설치했으며, 해킹앱을 통해 직원들을 실시간 도청 및 감청했다고 주장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