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시원 참사, 심야시간대 화재… 7명 숨져 / 피해자 대부분 일용 노동자 / 스프링클러 미설치, 화 키워화마가 또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를 덮쳤다.

9일 서울 종로의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나 일용직 노동자 등 7명이 숨졌다.

저마다 굴곡진 사연을 안고 3.3㎡(1평) 남짓 고시원 쪽방으로 흘러온 사람들이었다.

불길을 막아줄 스프링클러는 없었고, 비상벨도 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적 참사’를 되풀이한 셈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국일고시원에서 불이나 18명의 사상자를 낸 뒤 2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조모(79)씨 등 7명이 사망하고 황모(66)씨 등 11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엔 일본인이 1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지어진 해당 건물은 각 층 140.93㎡(42.6평)의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1층은 일반음식점, 2~3층은 고시원으로 사용됐다.

고시원으로 사용된 2층은 1평 정도 되는 방이 24개, 3층은 29개가 밀집해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최초 3층 출입구쪽에 위치한 301호 방의 전열기에서 불이 나 거주자들의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

권혁민 종로소방서장은 "심야 시간대라 신고가 늦어지고 출입구가 봉쇄됨에 따라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점도 화를 키웠다.

사망자 7명의 신원은 모두 파악됐지만, 경찰은 유족들과의 연락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이 뚜렷한 연고 없이 가족과 거의 왕래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고시원에는 주로 40∼60대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들이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40만원을 내고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7명을 제외한 부상자 11명도 모두 40∼60대 남성이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