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했다.

더구나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심사 정국인 상황에서 '경제 투톱'을 동시에 갈아치우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의 인사 단행에 앞서 김 전 부총리의 교체는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됐지만, 고용 지표 악화 등 경제 문제가 엄중한 상황이기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시에 물갈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예산 정국과 경제 정책 수행의 공백 우려의 부담을 뒤로하고 과감하게 '동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두 경제 수장의 동시 교체는 곧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의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라는 지적도 문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음에도 한꺼번에 경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애초 김 전 부총리는 장 전 실장은 고용 악화와 경제 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꾸준히 교체설이 제기돼 왔다.

지난달 말 무렵부터 후임 후보군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때마다 청와대는 '오보'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꾸준히 교체설이 불거졌다.

그러다 지난 2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았고, 결정을 내리신 바가 없다"며 일축했으나,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던 것과 다른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애초 김 전 부총리와 장 전 실장의 교체 시기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문 대통령이 침체된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적절한 시점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가 이상적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은 점점 구체화되가는 교체설에 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시기'다.

문 대통령이 예상보다 한 박자 빠르게 개각을 단행한 것은 경제 불안 요소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책실장과 달리 경제부총리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만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부분 교체로 힘이 실렸지만, 문 대통령은 한꺼번에 교체한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전국 순회를 계획하며 지방 경제 활성화에 직접 뛰어들었는데, 그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경제 분야에 있어서 실질적 성과가 절실히 필요한 만큼 '경제 쌍끌이'의 전격 교체로 경제 침체의 늪에서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두 경제 수장의 불협화음 또한 문 대통령이 동시 교체하는 데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총리는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제가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진 않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과 장 전 실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주요 경제정책의 결정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애초 김 전 부총리와 장 전 실장은 정부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한 '이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8월 김 전 부총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9%로 결정되자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 기조는 소득주도성장인데, 이를 주도한 인물이 장 전 실장이다.

당연히 불화설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두 경제 수장을 한꺼번에 교체하면서 '원 팀'을 강조한 대목은 '김 앤 장'의 불화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9일 인사 브리핑에서 "두 분(신임 홍남기 부총리·김수현 정책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3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회수석과 국무조정실장으로 지금까지 정무적 판단과 정책 조율을 성공적으로 해 온 만큼 일을 만들고 되게 하는 원팀으로서 호흡을 맞춰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건 일자리 창출과 정부의 3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요소도 '경제 투톱'의 교체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