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EPL 시즌 마수걸이 골 / 스피드로 첼시 수비진 무력화 / 토트넘의 3-1 승리 쐐기 박아 / 유럽 1부리그 통산 99번째 골 / 차범근 121골 경신 가능성 커 / 아시안컵 앞둔 벤투호에 호재외신에서 손흥민(26·토트넘)의 애칭으로 주로 쓰는 ‘손날두(손흥민+호날두)’. 불세출의 스트라이커에 부여하는 ‘훈장’ 같은 이 말이 영국 BBC 축구 패널 앤드류 어글리에게서 나왔다.

그는 "손날두의 골은 여태까지 토트넘의 득점 중 단연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런 호들갑이 무색할 정도의 ‘원더골(Wonder Goal)’이었다.

25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토트넘과 첼시의 맞대결. 선발로 나온 손흥민은 2-0으로 앞선 후반 9분 역습 기회에서 델레 알리(22)의 스루패스를 하프라인 부근 오른쪽 측면에서 잡은 뒤 상대 공간을 헤집고 질풍같이 내달렸다.

세계적인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31)와 미드필더 조르지뉴(27)가 달라붙었지만, 약 50m를 홀로 질주한 손흥민을 막지 못했다.

페널티지역까지 침투한 손흥민은 골키퍼가 우왕좌왕하는 틈을 노려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EPL 마수걸이 골이자 팀의 3-1 승리를 이끄는 쐐기 득점. 그는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다 자신에게 달려오는 동료의 격한 인사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돌아온 골잡이의 ‘본색’은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벤투호에도 호재다.

손흥민은 지난 1일 리그컵 웨스트햄전에서 시즌 첫 골을 기록할 만큼 올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철 체력과 스피드, 활동범위가 넓은 전방위 돌파력은 여전했지만 이상하리만큼 득점과 연이 없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많은 국제대회에 나섰던 여파가 컸다.

손흥민이 주춤하는 사이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대표팀 에이스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 취임 후 치른 6경기서 가장 많은 3골을 폭발시켰다.

반면 손흥민은 지난 10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A매치에 불참하며 약 2주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이 제대로 보약이 됐다.

이날 손흥민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 슈팅도 3회나 됐다.

패스 성공률도 83.3%로 팀 내 최고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89.2% 다음으로 높았다.

여기에 드리블 돌파 2회,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도 1회를 기록하며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경기 전까지 무패 행진(8승4무)을 달리던 첼시를 무너뜨린 데는 이런 활약이 첨병 역할을 해낸 셈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의 재능에 누구나 매료될 수밖에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한 이유다.

이로써 손흥민은 리그컵을 포함해 시즌 3호 득점이자 유럽 1부리그 통산 99번째 골을 완성했다.

차범근 전 감독의 한국인 유럽 5대 리그 최다 통산 골(98골), 유럽 1부리그 최다 골(121골) 기록은 차기 시즌에 경신할 공산이 크다.

경기 뒤 손흥민은 "믿을 수 없는 날이다.상대 수비수가 앞서 나온 것을 보고 먼저 치고 나갔는데 운이 좋았다.앞으로도 많은 골을 넣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