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이달 말 임원 인사를 앞둔 신한지주(055550)가 인사권한을 계열사로 확대했다.

그동안 지주 추천을 받아야 선임할 수 있었던 경영진 인사권을 은행 등 계열사로 일부 이관하며, 조용병 신한지주회장과 그룹 이사진의 권한을 일정 부분 내려놓은 것이다.

신한지주는 책임경영 체계와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이에 따라 하반기 임원 인사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백아란기자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12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며 지주 이사회 업무를 일부 조정했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계열사 인사 권한 확대다.

지금까지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진 인선기준을 결정하고 심의하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의 업무 범위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자경위의 경영진 선임 범위를 자회사 부사장(보)와 부행장(보)로 한정했다.

아울러 지난 2월 개정된 내규에 따라 준법감시인과 위험관리책임자(CRO),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에 대한 선임권한도 배제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감사업무 담당 경영진(상근감사)도 새롭게 포함됐다.

내부통제를 담당하는 경영진과 상무급 임원 인사 권한이 신한은행이나 신한생명 등 계열사에 넘겨진 것이다.

이와 함께 자경위가 자회사 국외 현지법인장 후보를 심의할 수 있도록 했던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지난 2월 신설 이후 10개월 만에 삭제됐다.

현재 자경위는 이만우·주재성·김화남·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와 조용병 회장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임원 인선에 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 지배구조 규범 개정으로 자경위 권한은 각 계열사로 일정부분 분산됐다.

임원 인사 시 지주사 추천을 배제하고 자율적으로 선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규범 개정에 대해 신한지주는 ‘책임경영 체계 확립’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가장 큰 포인트는 자회사 책임경영 체제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회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책임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신한지주는 자경위 업무에 ‘자회사 경영진 리더십 평가에 관한 사항’을 추가해 경영진 역량을 평가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정이 이달 말 자경위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향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한지주의 경우 은행 채용비리 문제와 남산3억원 사건과 관련해 일부 경영진의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쇄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지주는 오는 21일경 자경위를 열고 부사장과 부행장급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지주에서는 이동환·우영웅·진옥동·김병철·허영택·이창구 부사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에서는 최병화·이기준·서춘석 부행장과 허순석(준법감시인)·윤상돈·박우혁·주철수·고윤주·김창성 부행장보 등 모두 15명의 임원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이밖에 내년 3월에는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자회사 11곳의 최고경영자 임기가 대거 만료된다.

은행 한 관계자는 "상무급 임원은 아직 임기가 남아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사 문제는 쉽게 예단하기 어려워 (지배구조 개정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