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1일 다소 갑작스럽게 자회사 사장단 후보를 발표했다.

당초 예정보다 두 달 가량 앞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데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1일 자회사경영위원회를 열고 7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각 계열사에서 연쇄적으로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이번 인사는 '빠른 시기'와 '대규모 쇄신'이 키워드로 꼽힌다.

신한금융은 통상 임기 만료 1달 전 CEO 후보자 추천을 진행해왔다.

자회사 11곳의 대표이사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인 만큼 업계에서는 내년 2월 쯤 자회사경영위원회가 꾸려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올해 관례를 깨고 연말 임원인사에서 CEO까지 '원 샷'으로 교체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그룹 내 지배구조상 불안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회장까지 번진 채용비리 수사에 이어 현직 임원들이 관련된 '신한사태' 재수사 권고까지 이어지면서 리스크 요인을 먼저 제거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용병 회장은 '세대교체'를 템포 빠른 인사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번에 선임된 CEO들은 외부 영입 인사인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후보를 제외하고 전원이 50대다.

조 회장은 "인적 쇄신에 방점을 찍어 사장단 인사를 조기에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다수 등장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통상 자회사 CEO들에게 '2년 임기 후 1년 연임'의 임기를 적용해온 만큼 2년 임기를 채운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위 행장과 김 사장 모두 교체했다.

조용병 회장이 신한은행장 후보로 내세운 인물은 진옥동 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다.

진 부사장은 신한금융 내 '일본통'으로 꼽히는 인물로 일본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 법인장을 거쳤다.

임기 1년을 남긴 조 회장이 진 부사장을 내세워 일본 대주주를 '밀착관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외부 인재도 과감하게 경영진에 배치됐다.

신한금융투자에는 지난 2012년 영입된 김병철 사장 후보가 등용됐고 신한생명 사장으로는 정문국 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내정됐다.

신한금융 사상 최초로 여성 임원도 등장했다.

신규 추천된 왕미화 WM사업부문장과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는 신한금융의 여성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수료해 탁월한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로 꼽혔다.

이외에도 신한금융은 조직개편을 동시에 진행했다.

지주사 부문장이 각 계열사 임원을 겸임하는 매트릭스 체제 운영을 전략, 재무, 리스크관리까지 넓혔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룹 GIB사업부문장은 그룹 내 '전략통'으로 알려진 정운진 신한은행 부행장보가. 그룹 GMS사업부문장은 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장동기 지주 부사장보가 맡는다.

또한 지주사 브랜드 및 홍보·사회공헌 담당 임원이 은행 동일업무 책임자를 겸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병철 신한은행 본부장이 부행장보로 승진하면서 그룹 브랜드홍보부문장으로 신규추천됐다.

자경위는 "퇴임하게 되는 경영진 중에는 경영능력이 출중한 분도 있어 가슴아픈 결정이었다"며 "하지만 신한의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오늘이 결정이 그 어느때보다 꼭 필요한 시기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