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시즌 흐름은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 전후로 결정된다.

최근 10시즌 동안 크리스마스에 1위를 지킨 팀이 8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이 두 번의 예외를 만든 팀이 2008~2009시즌, 2013~2014시즌의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이 두 시즌 동안 리그 초반 호조를 보이며 EPL 출범 후 첫 우승을 기대케 했지만 모두 막판에 무너졌다.

공교롭게도 올해 크리스마스를 1위로 보낸 팀이 리버풀이었다.

시즌 초 무패를 달리며 선두 맨체스터시티를 맹렬하게 추격했던 리버풀은 결국 16라운드를 기점으로 1위로 올라섰고 크리스마스 시점인 18라운드 종료 후에는 15승3무로 맨시티(14승2무2패)를 승점 4점차로 앞서기까지 했다.

여기에 크리스마스 이후 이어진 박싱데이에서 경쟁자인 맨시티가 충격의 연패를 당하며 차이는 더 벌어졌다.

지난 두 번의 실패와는 달리 이번만큼은 리버풀의 독주 우승이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리버풀의 우승을 향한 단독 질주는 생각보다 짧게 끝났다.

부진에 빠졌던 맨시티가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잡아내며 1위 재탈환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4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에 2-1로 승리했다.

맨시티가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전반 40분 베르나르두 실바(25)의 패스를 받은 세르히오 아궤로(31)가 좁은 각도에서 왼발로 슈팅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과의 앞선 6번의 홈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했던 아궤로는 또 한번 득점에 성공하며 리버풀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맨시티는 후반 19분 리버풀의 호베루투 피루미누(28)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지만, 불과 8분 만에 골을 만들어내며 승부의 균형추를 다시 가져왔다.

후반 27분 라힘 스털링(25)의 전진패스를 받은 르로이 자네(23)가 슈팅을 날렸고 공은 골대를 맞고 골망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이 골이 결승골이 돼 경기는 맨시티의 승리로 끝났다.

20경기 무패행진을 벌이던 리버풀에 안긴 시즌 첫 패배다.

맨시티는 승점 3점을 추가해 승점 50 고지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EPL 우승 향방은 다시 안갯속으로 흘러들어가게 됐다.

리버풀이 여전히 승점 54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맨시티가 이날 맞대결 승리로 승점차를 4까지 다시 줄여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리그 3위 토트넘도 승점 48로 1위와의 승점차가 6에 불과해 우승에 도전해 볼 만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