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음주운전 단속기준 혈중알코올농도 강화…이 기준 현재 적용시 월 평균 1225명 적발 / '윤창호 사건' 이후 경각심 가졌던 우리 사회…음주운전 불감증 되살아나나? / 각계 각층에서 음주운전 여전…음주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 형사책임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강화해야오는 6월25일부터 음주운전 단속기준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됩니다.

이른바 '윤창호 법'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개정 법률인데요.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음주운전 특별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0.05% 구간으로 측정돼 겨우 단속을 피한 운전자가 월평균 1225명꼴이었습니다.

6월 강화된 도로교통법이 적용될 경우 적어도 이 숫자만큼이 매달 추가로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다는 것인데요. '윤창호 사건' 이후 잠시 경각심을 가졌던 우리 사회에 음주운전에 대한 관용이나 불감증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서 윤씨의 안타까운 사망은 우리 사회에 '음주운전=살인행위'라는 커다란 경종을 울렸고, 실제 이후 윤창호 법이 시행됐습니다.

문제는 음주운전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윤창호 법 발의에 참여했던 국회의원이, 같은해 11월에는 청와대 한 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습니다.

뮤지컬배우 손승원, 배우 안재욱 등 연예인의 음주운전 소식도 들렸으며 현직검사, 부장판사의 음주운전도 이어졌습니다.

부산에서는 술을 마신 뒤 어린 자녀 2명을 차에 태우고 10㎞ 거리를 음주 운전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는데요.이처럼 아직도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음주를 권하는 사회 분위기와 '설마' 하는 안일하고 잘못된 생각 때문 아닐까요?만취 상태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음주 운전자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지난 13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27)씨 선고 공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김 판사는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고 결과도 참담하다"며 "음주에 따른 자제력 부족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결과가 너무 중하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는데요.이어 "유족이 엄벌을 요구하고 있고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데는 신중해야 하지만, 이미 (음주운전을)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성숙돼 있어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씨 아버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선고 형량이 국민적 법 감정이나 국민 정서에 부합한 형벌인지는 의문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박씨는 지난해 9월25일 새벽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그는 위험천만한 음주운전도 모자라 조수석에 탄 여성과 애정행각을 한 사실까지 재판과정에서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공판에서 박씨 변호인은 '박씨가 사고를 낸 것은 애정행각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니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는데요.검찰은 박씨가 반성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구형량을 8년에서 10년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6월 '제2의 윤창호법' 시행 예정…단속 적발되는 음주운전자 급증할 듯음주운전 단속기준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 윤창호법'이 오는 6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새로운 기준에 해당하는 음주운전자가 여전히 매달 최소 1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되면 단속에 적발되는 음주운전자가 지금보다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경찰이 작년 11월1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3개월간 진행한 음주운전 특별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0.05% 구간으로 측정돼 일단 처벌을 피한 음주운전자는 모두 3674명이었습니다.

1개월 평균 1225명꼴인데요.특별단속 전 10개월(1월1일∼10월31일) 동안에는 이런 운전자가 1만4029명(월평균 1409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경찰 단속에서 확인된 인원의 총계일 뿐이며, 실제 0.03∼0.05% 상태에서 운전하고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0.03%로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은 올해 6월25일 시행됩니다.

0.03%는 통상 소주 1잔을 마시고 1시간가량 지나 술기운이 오르면 측정되는 수치로 간주되는데요.'제1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지난해 12월18일 시행됐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사상자를 낸 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 감소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고, 음주운전 단속기준 강화 등 도로교통법 개정 내용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도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주류업체인 오비맥주가 최근 진행했던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은 소비자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은아 오비맥주 지속경영팀 부장은 "자사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사회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음주운전 예방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며 "주류 선도 기업으로서 책임있는 음주 문화 조성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습니다.◆손승원 "다신 술에 의지하는 삶 살지 않을 것"…공황장애 이유로 보석 신청? 여론 '싸늘'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됐지만, 최근 연예계에서 잇단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스타 중에는 초범인 경우보다 재범인 사례가 많은 게 특징입니다.

뮤지컬 배우 손승원은 지난해 12월, 술에 취한 상태로 부친 소유 자동차를 운전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했습니다.

그의 음주운전은 과거에도 무려 3차례나 있어 수사과정에서 구속됐는데요.그는 지난 11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다시는 술에 의지하는 삶을 살지 않겠다.그간 법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고 후회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보석을 요청했는데, 대중의 반응은 차기만 합니다.

수차례 멈출 기회가 있었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한 그는 활발했던 무대와 방송 활동이 모두 중단된 것은 물론 구치소에 갇힌 몸이 됐는데요.손승원의 공판이 있었던 날, 배우 안재욱도 두번째 음주운전 적발 소식을 전해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습니다.

그는 이달 9일 지방 일정을 마치고 술자리를 가진 후 다음날 서울로 향하던 중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면허 정지 처분을 받게 됐는데요. 안재욱은 2003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안재욱은 불미스러운 일이 알려진 직후 "변명의 여지 없이 책임을 통감한다.부끄럽고 수치스럽다"며 참회와 자숙의 의미로 뮤지컬 '광화문 연가' 대전, 포항, 이천 공연과 '영웅'의 모든 공연 일정에서 하차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특히 2015년 미국 여행 중 뇌출혈로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재활에 성공, 다시 활발한 활동을 해온 터라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여론 잠잠해지면 다시 복귀?…음주운전자에 대한 대중의 잣대 엄격해져이달 12일에는 중견 배우 김병옥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그는 이날 새벽 부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지상 주차장에서 이상하게 운전하는 차량이 있다는 주민의 신고로 자택에서 붙잡혔는데요.김병옥은 "아파트까지 대리운전으로 온 뒤 주차하려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음주운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다수 영화와 드라마에 활발히 참여해온 데다, 최근 한 종편 드라마에도 출연중이어서 앞으로 작품활동에 일부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음주운전은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사고 중 하나라며 적발된 스타들은 자숙했다가 여론이 잠잠해지면 복귀하고는 했지만, 최근에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강화하면서 대중의 잣대도 엄격해진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음주운전은 교통사고를 유발하기 쉬운 데다, 자칫 치명적인 사태를 초래하게 됩니다.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는 이유인데요.형사책임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 사고 면책금 액수를 올리는 등 경제적인 부담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음주 상태로 핸들을 잡는 것은 다른 사람의 목숨도 위협한다는 점에서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운전에는 단 한 잔의 술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회적인 인식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