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앞으로 다가온 2차 북핵 담판 / 美 전문가, 담판 실패 시 북핵 진로에 촉각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핵 담판에 돌입한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북핵 로드맵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회담 시작 전부터 기대치를 낮추려는 태도를 보였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는 이번 주에 실무협상을 재개한다.

양측 실무대표는 지난 6∼8일 평양에서 이뤄진 1라운드에서 서로 ‘희망 사항’을 교환했을 뿐 주요 쟁점에 관한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한 채 헤어졌다.

양측 대표가 정상회담까지 열흘가량 남은 시간에 ‘비핵화 일정표’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두 사람은 남은 시간에 두 정상이 회담이 끝난 뒤 발표할 공동성명 문안을 조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비핵화 실행을 위한 세부 사항 논의를 거부함으로써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하노이 북핵 담판이 실패하면 향후 북핵 진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 미국의 전문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16일(현지시간) 다니엘 드페트리스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 연구원의 기고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전개될 시나리오를 소개했다.◆대북 고립 작전과 제재 강화트럼프 정부는 북핵 협상이 실패하면 북한에 대한 외교적 고립 작전과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압박 전략을 동원할 수 있다.

미 의회가 즉각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담은 법안을 마련하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등 제3국의 금융기관과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강화하도록 미 정부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드페트리스 연구원이 전망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대북 조치에 북한이 굴복할지 여전히 미지수이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등의 제재를 피하는 다양한 루트를 개발해 놓고 있다.

공해 상에서 선박 간 환적이 그 대표적인 방법이다.

미국이 대북 제재의 고삐를 죄려 할 때 중국의 태도가 핵심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드페트리스 연구원이 강조했다.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북 추가 제재를 할 수 없고, 현재의 제재 이행도 어렵기 때문이다.◆북·미 관계 개선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면 대북 강경책이 동원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파격을 즐기는 모험주의자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을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는 최소한의 조처를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 개선과 평화 체제 수립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통제하는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드페트리스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연락사무소 교환 개설, 남북 경협 지원 등을 통해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이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있다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을 수도 있다.◆대북 군사옵션북·미 핵 협상이 실패하면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군사옵션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말은 자신이 한반도 평화의 사도라고 강조하는 것이지만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불사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 대화하면서도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고 한다.

이는 곧 군사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한이 먼저 한국 등을 상대로 도발하지 않는 한 미국이 먼저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이 어떤 경우에도 대북 군사옵션에 반대할 것이고, 미국이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공격을 감행할 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드페트리스 연구원도 "전쟁은 결코 옵션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