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검찰과 경찰을 접촉하다 보니 둘을 비교하게 될 수밖에 없다.

두뇌 회전이 빠른 검사와 우직한 경찰관이란 선입견을 확인하게 될 때가 많지만 뜻밖에 양쪽의 지배적 정서가 비슷하다는 데 놀란다.

‘칼’로 통하는 업무 관계자일수록 그렇다.

검찰은 특수부 검사들, 경찰은 수사분야 경찰들 말이다.

두둑한 배짱, 집중력은 마치 쌍둥이 같다.

사석에선 서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각자 조직 내에선 ‘칼’ 역할을 한다는 사명감, 상대방 업무에 대한 존중감, 때로는 ‘악’에 함께 맞서 싸운다는 동료의식마저 느껴진다.

"우리는 협력관계"라는 게 공통된 얘기다.

그러니 검·경 수사권 조정은 한담처럼 들릴 때도 있다.

그런 기류가 지배적이다.

경찰에서 수사권 조정에 의욕을 보이는 쪽은 의외로 비수사 분야 출신들이 많다.

수사 경찰들은 수사권이 결국 경찰 고위층의 권력욕을 채우는 도구로 이용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한다.

일선 특수부 검사들 역시 고생은 자신들이 하고, 실리는 잘나가는 ‘귀족’ 검사들이 가져간다는 자괴감을 드러낸다.

거창한 대의명분보단 이런 빈틈이 진실을 드러낸다.

‘칼자루 주인들’에 대한 ‘칼들’의 불안감 말이다.

수사권 논쟁은 현재 경찰이 우세를 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런 점에서 "경찰은 광복 후에도 일제 경찰을 그대로 편입시킴으로써 제도와 인적 쇄신에 실패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적에는 향후 개혁의 핵심이 들어 있다.‘인적 쇄신’ 없는 개혁은 ‘칼 찬 순사’를 부활시킨다.

이제부터라도 ‘칼자루 주인들’이 과연 ‘좋은 사람들’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봐야 한다.

그간 검찰개혁에 집중하면서 경찰 인적 쇄신에는 국민의 시선이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 적폐의 ‘열심당원들’이 경찰청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는 경찰들의 자괴감도 컸다.

거기다 이들은 날 선 칼도 쥐게 됐다.

쇄신을 늦추다간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쥔 공포의 대상’이 나타날지 모른다.

박현준 정치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