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및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함께 밥을 사먹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쌀 소비량에서 두드러진다.

‘밥솥의 경쟁사는 즉석밥’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많은 이들이 밥솥으로 밥을 직접 지어먹는 대신 빠르게 취식이 가능한 도시락이나 가정간편식(HMR)을 애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통계청이 분석한 '2018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양곡연도(2017년 11월1일~2018년 10월31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7 양곡연도에 비해 1.3% 감소했으나,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 식품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29% 증가했다.◆"요즘 누가 집에서 직접 밥 지어먹나요?"식품업계서도 밥솥 없이 밥심을 원하는 ‘노팟(No-pot)족’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조리에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죽을 HMR으로 만나볼 수 있다.

본아이에프의 HMR 브랜드 ‘아침엔본죽’은 본죽의 노하우를 담아 매장과는 또 다른 매력의 상품 죽을 선보이고 있다.

가정에서 흔히 즐기는 ‘야채죽’, ‘쇠고기죽’부터 이색적인 ‘화끈짬뽕죽’, ‘낙지김치죽’,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트러플 크림 버섯죽’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가열하거나 봉지째 끓는 물에 열탕 조리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출시 이후 현재까지 2000만개가 팔려나가는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쌀을 활용한 HMR의 대표 주자인 즉석 밥도 꾸준히 인기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이는 ‘햇반’이 업계 1위로, 첫 출시인 1997년 40억 원에 비해 2017년에는 3200억원까지 80배 이상 성장했다.

‘맨밥을 사 먹는다’라는 인식이 생소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햇반은 흰쌀밥은 물론, 보다 다양한 수요를 겨냥한 ‘발아현미밥’, ‘찰보리밥’, ‘슈퍼곡물밥’, ‘매일잡곡밥’ 등 다양한 즉석 밥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노팟족 사로잡기에 나섰다.

즉석 밥에 소스나 반찬 등을 더해 제품 하나로 한 끼 식사를 끝낼 수 있게 만든 컵밥도 눈에 띈다.

컵 형태의 용기에 즉석 밥과 소스를 넣어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든든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오뚜기가 선보이는 ‘오뚜기 컵밥’은 최근 ‘평양식 온반’과 ‘서울식 설렁탕’을 추가 출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노팟족을 겨냥하고 나섰다.

실제로 오뚜기 컵밥 매출은 매해 30% 이상씩 성장하며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냉동밥도 볶음밥부터 국탕류까지 다양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생가득 볶음밥’으로 냉동밥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지난해 볶음밥류 외에도 ‘사골곰탕국밥’, ‘해물짬뽕국밥’ 등 냉동 국밥 6종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메뉴를 다양화하며 고객 사로잡기에 나선 것.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직접 쌀을 구입하는 고객보다는 HMR이나 도시락 등을 구입해 든든한 밥심을 챙기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HMR으로 '든든한 밥심' 챙기는 소비자 ↑한편 올해 국내 HMR 시장에서는 시니어 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확대로 인해 HMR을 경험한 시니어층의 인식이 바뀌고 재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향후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과 모바일 비중이 강화되는 추세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트렌드톡(Trend Talk)'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한민국 식문화 현황 및 올해 HMR 트렌드 전망'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한 내용은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외식 취식 메뉴 데이터 30만건과 전국 5000여 가구 가공식품 구입 기록 데이터 및 온라인상 5200만건 이상의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종합 분석한 자료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선 HMR 소비 증가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식생활에서는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 '개식화(Solo-Dining)' 현상이 두드러졌다.

평균 10끼 중 3.9끼를 혼자 섭취하고 혼자 섭취시 HMR 소비가 41%로 가장 높은 결과를 보였다.

한국인의 취식 메뉴에서 HMR이 차지하는 비중은 18% 수준이지만 혼자 식사할 때는 주로 HMR을 소비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개식화 특성은 전 세대에 걸쳐 고르게 나타난 가운데 1∼2인 가구와 미혼 캥거루족, 시니어 세대에서 비중이 높았다.

이 가운데 시니어 세대의 개식화 비중이 높은 것을 볼 때 앞으로 이 계층의 HMR 소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사측의 분석이다.

지난해 시니어 가구 내 HMR 침투율은 즉석밥, 국물요리, 냉동만두, 조리냉동 등 모든 카테고리에서 2016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냉동만두와 조리냉동의 경우 침투율이 각각 64%, 58%를 기록했고 즉석밥과 죽도 괄목할만한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까지 가정 내 HMR 침투율이 낮은 품목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세대보다 반찬을 갖춰 먹는 시니어 세대 특성상 향후 다양한 HMR 소비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니어 가구 수 및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들의 가공식품 구입금액도 늘고 있다"며 "시니어 맞춤형 HMR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5060대, 새로운 HMR 소비 주체로 급부상…구매 경로 온라인·모바일이 대세HMR 소재로는 밥, 죽, 면 등 탄수화물류 제품과 다양한 메뉴로 즐길 수 있는 닭고기가 주목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된 1200여 개의 HMR 신제품을 살펴본 결과 밀가루와 쌀 기반의 탄수화물 및 육류를 주 소재로 활용한 제품 비중이 각각 34%, 31%로 가장 높았다.

특히 육류 제품 중에서는 닭고기(33%)의 비중이 늘었다.

닭고기가 다른 고기보다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메뉴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올해도 닭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HMR 제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HMR 구매 경로로는 온라인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온라인을 통해 HMR을 구매한 경험률은 전년보다 8%포인트 증가하면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는 158만 여가구가 신규로 유입된 것으로 서울 거주 가구의 약 40%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미세먼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직접 유통매장에 가는 것보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한 점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전국 가구 수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2004년 대비 379만 가구가 늘어난 데 반해 상온 중심의 밥, 국탕류 이용 가구는 각각 654만, 791만 가구가 늘어 수요층이 확산됐고 냉동 중심의 사이드디시·스낵 이용 가구는 938만 가구가 늘어나는 등 HMR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20%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을 제외한 시장 규모가 올해 3조8900억원 정도에 이를 것"이라며 "CJ제일제당도 소비 트렌드 및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을 철저히 분석하며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