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혁명 40주년 기념행사에서 / 로하니 “군사력 강화” 美 제재 대응 / 수십만 이란인 “美에 죽음을” 구호 / 트럼프 “이란정권 부패·억압·테러 / 고통의 이란인들 밝은 미래 가져야”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부활 이후 다시 불붙은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열린 이슬람혁명 제4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의 압력과 제재에 대응해 군사력 강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권은 40년간 실패만 양산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수도 테헤란 아자디(자유) 광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오늘 이란 전역의 거리에 사람들이 나와 있다는 것은 적들의 사악한 목표가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지난 40년 동안 걸어온 길을 지속해서 걸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가 방위와 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어느 누구한테도 허락을 요청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오늘날 전 세계는 이란이 전쟁 당시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5월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하고 같은 해 8월과 11월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한 미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 조치로 이란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국민들이 서로 돕는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낭독된 결의안에선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그대로 노출됐다.

결의안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의심 없는 복종"을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idiot)로 호칭했다.

이날 이슬람혁명 제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테헤란과 이란 전역에 모인 수십만 이란인들도 이란 국기를 흔들며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격분한 사람들은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40년의 부패. 40년의 억압. 40년의 테러"라며 "이란 정권은 40년간 실패만 양산했다"고 적힌 이미지를 올렸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고통받은 이란인들은 훨씬 더 밝은 미래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같은 내용의 글을 페르시아어로 적어 올리기도 했다.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은 피하면서도 경제 제재를 통해 이란의 굴복을 받아내겠다는 현재의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