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한 문희상 국회의장 발언을 계기로 벌어진 한·일 관계가 재차 확인되고 있다.

지난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우리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히면서 점층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현 외교부 1차관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평화연석회의에 참석해 "일본이 아주 다양하게 자기들 입장을 왜곡해서 얘기하는 것으로 감지된다"며 "거기에 적극적으로 잘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이날 "일본에도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인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도 실무적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 차관의 발언은 "(방미 때 미국 측이) 한·일 관계를 걱정하는 것을 강조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해찬 대표의 언급에 대해 "저희들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나왔다.

조 차관은 "다만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하는 이야기들은 동북아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자기들(미국)로서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차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준비 회의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외교부도 협상 대표나 실무자와 접촉하면서 정보 교환은 물론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여야 지도부의 방미에 대해서는 "미국 조야에 대한 공공외교의 필요성을 절절히 공감한다"며 "이번에 좋은 모범, 전례를 만들어주셨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 NHK 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지난 12일 아베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는 문 의장의 발언에 대해 "정말로 놀랐다"고 말하며 "(한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사죄와 철회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 앞서 지난 9일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가 조 차관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전날에는 외무성 국장급 선에서의 항의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를 방문중이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도 문 의장에 대해 "발언에 조심하길 바란다"며 "이 문제는 한일 위안부 합의로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기존 일본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문제는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일 양국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 등과 지난달까지 이어진 일본 초계기의 저공위협비행 사건 등으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어 양 장관은 지난달 23일 오랜 공백을 깨고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이번 회담은 지난 회담이 있은지 23일 만에 열린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