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대형유치원 우선 적용 / 재원 종류마다 세출 예산 편성 / 현장학습비 등 비리 ‘원천 차단’/ 학부모도 원비 지출 확인 가능 / “회계 감시 사찰” 한유총 주장엔 “교육청 지출 승인 불필요” 반박 / “기능 복잡” 비판 반영, 간소화도다음달부터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사립유치원에 우선 적용되는 사립유치원용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이 18일 처음 공개됐다.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에듀파인의 기능을 알리고, 동시에 사용을 거부하는 일부 사립 유치원들의 가짜 뉴스 공세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원천 차단교육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사립유치원용 에듀파인 시연회를 열고 사립유치원에 맞게 일부 기능을 개선한 에듀파인을 공개했다.

그간 많은 사립유치원이 국가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부담금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회계로 관리해왔다.

이 때문에 일부 사립 유치원들이 자금을 유용하는 비리의 빌미가 돼왔다.

실제로 현장체험 학습비나 졸업앨범비 등 학부모 부담 경비를 국가에서 받는 누리과정 지원금과 같은 회계에 집어넣은 뒤 교묘하게 차익을 챙기는 회계 비리가 적잖았다.

이날 공개된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정부 지원금·수익자(학부모) 부담금 등 재원 종류마다 개별적인 세출 예산을 편성해 수입·지출을 관리해야 한다.

예산을 쓸 때는 거래업체의 업체명·사업자등록번호 등을 먼저 에듀파인에 입력하고 지출을 입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유치원 원장이 물품 구입비를 정당하게 회계 집행하지 않고 자기 호주머니로 빼돌리는 비리를 막을 수 있게 된다.

초·중·고등학교와 국공립 유치원이 사용하는 에듀파인에는 12개 메뉴가 있지만, 사립유치원용 에듀파인은 사업현황·예산관리·수입관리·지출관리·예산결산 등 필수적인 기능 5개만 메뉴에 넣었다.

예산 편성 때는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처럼 엑셀 파일만 올리면 에듀파인에 자동 입력되도록 했다.

대부분 전문인력 없이 원장이 회계관리를 도맡는 사립유치원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회계 사고로 의심되는 입력이 있으면 그 이유를 그래프 등으로 알려주고, 로그인할 때 경고 알람 등을 띄워주는 ‘클린재정’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에듀파인이 도입되면 유치원 학부모들은 초·중·고 학부모처럼 연말정산 때 원비 납입 증명서를 받게 된다.

또 유치원이 원비를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에듀파인 전면개통은 3월1일이지만, 사립유치원들은 오는 19일 예산편성 내용을 에듀파인에 올릴 수 있으며 3월1일에는 수입·지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결산·클린재정 기능은 4월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된다.◆에듀파인 가짜뉴스에 팩트체크로 반격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일부 대형 사립유치원들은 최근 ‘사유재산을 뺏으려는 시도’ ‘실시간 사찰’이라는 주장을 근거로 에듀파인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이날 에듀파인 시연과 함께 공식 자료를 내고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했다.

교육부 설세훈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에듀파인이 시행되면 사립유치원 재산이 국가에 귀속된다는 가짜뉴스가 나돌고 있지만, 에듀파인은 일반 회계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재산 귀속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시간으로 회계를 감시하는 민간사찰이라는 한유총의 주장에도 "에듀파인은 예산을 수립하고 이를 집행하는 절차를 전자적으로 기록하는 정보시스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설 국장은 이어 예산과 지출을 교육청으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는 의혹을 두고도 "모두 원장 승인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구현돼 있기 때문에 교육청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에듀파인이 사립유치원에 맞지 않고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립유치원 회계규정을 반영해 일부 기능을 개선했다"고 반박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