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LG 카지노 사건이 설정한 KBO리그 품위손상의 기준은 어디까지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호주 카지노에 출입한 LG 선수들을 심의했다.

야구회관에 모인 상벌위원들은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논의에 할애했고, 제재는 베팅에 직접 참여한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에게 엄중경고하고 구단에 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근거는 야구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서 찾았다.

이번 징계 수위를 두고 다른 구단에서도 관심이 컸다.

현재 미국, 일본, 대만 등 모든 팀이 해외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만큼, 이 결과를 일종의 행동지침으로 세워둬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최근 여론이 워낙 나빠서 예상했던 것보다 가볍게 느껴진다”면서도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진 않다.관련 업소 출입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사실 사행성 게임은 한국야구계에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선수들이 캠프지 근처에서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감독 및 코치진이 멀리 떨어진 장소를 찾는 게 미담처럼 회자되는 정도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야구 관습법이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는 상당히 멀어졌다는 데 있다.

유명인이 된 스타들은 더는 ‘선수는 운동만 잘하면 된다’는 기준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이제는 ‘공인’의 위치에서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게다가 SNS의 발달로 선수들의 사생활이 대중에 더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허술한 규약이 일을 키운 측면도 있다.

KBO는 전지훈련 전 ‘부정방지 통지문’을 보내 품위손상에 대해 주의를 시켰다지만, 정확히 어떤 행위가 품위를 손상하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현재 세칙도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로 한정했는데, 기준을 사회적 물의에 두는 이상 여론재판으로 흘러갈 여지가 크다.

그동안 꾸준히 규약 개정이 이뤄졌으나 개별 사건 수준에서 처방이 그치다 보니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제가 계속 불거져왔다.

국민 정서와 괴리된 환경에 놓여온 선수단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세부 내용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선수에게 사회적인 책임감을 얼마나 지워야 하는지 판단하는 게 굉장히 어렵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아무래도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며 “선수들이 변화한 현실을 이해하고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LG 오지환, 차우찬, 임찬규(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