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구하기 위해 출동했던 여성 구급대원이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후 끝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정부는 그가 위험직무를 수행하다가 순직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19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지난 15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를 열어 고(故)강연희 소방경의 유족이 청구한 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불승인했다.

고인이 된 강 소방경은 지난해 4월 2일 오후 1시 20분쯤 구급 활동 도중 익산시의 한 종합병원 앞에서 취객 윤모(47)씨가 휘두른 손에 맞았다.

그는 이후 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 8월 공무원급여심의회의를 열어 "고인은 업무수행 중 해당 사건으로 극심한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지병인 뇌동맥류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 소방경의 순직을 인정했다.

그러나 위험직무 순직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위험직무 순직은 공무원이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한 경우 인정되는 것이다.

이는 공무원이 재직 또는 퇴직 후 공무상 부상·질병으로 사망한 경우에 인정되는 일반 순직과 구별된다.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될 경우 일반순직보다 많은 유족연금과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인사혁신처는 강 소방경이 취객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을 당했고 이후 뇌동맥 출혈로 쓰러져 사망에 이른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공무원 재해보상법에서 정한 위험직무 순직 요건에는 충족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른 유족급여 지급은 부결했다.

인사혁신처는 "폭행 장면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외상에 의한 동맥류의 파열은 아니며 감정 변화로 혈압이 올라 뇌동맥류 파열을 촉발할 수는 있으나 직접적인 증명은 불가능하다"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결과를 이같은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한편 강 소방경의 남편 최태성(53) 소방위(김제소방서 화재진압대원)는 "잘될 거라 기대했는데 뜻밖의 소식을 들어 허망하다"며 "두 아들 한테는 차마 이 소식을 못 전했다"라고 말했다.

최 소방위는 "소방공무원은 항상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출동하고 실제 아내는 구급 활동을 하다 숨졌는데 심사 과정에서 위험의 정도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재심 청구의사를 밝혔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