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 확보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트럼프 행정부의 비상사태로 번지는 모양새다.

시민단체는 물론 수십개 주에서 줄 소송을 예고했고, 언론과 방송에서의 비판과 풍자도 일파만파 거세졌다.

18일(현지시간) 하비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해 적어도 13개 주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세라 검찰총장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비상사태 선포의 근거가 없음을 인정했고, 국경에 위기가 없음을 인정했으며, 의회의 승인 아래 할당되는 예산을 의회 승인 없이 강탈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난 15일 "비상사태를 선포할 필요는 없었지만 국경장벽 건설을 가속화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말한 것을 지목한 것이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의회의 승인없이 예산을 돌려쓸 수 있다.

이날 미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소송에 동참하겠다는 주는 뉴멕시코, 오리건, 미네소타, 뉴저지, 하와이, 코네티컷주 등이 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법무장관 대변인도 이번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NBC 방송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를 풍자했던 할리우드 베테랑 배우 알렉 볼드윈은 방송과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독설을 이날 정면 반박했다.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볼드윈은 전날 밤 트위터에 "현직 대통령이 코미디에서 내 역할을 국민의 적이라고 팔로워들에게 강권한다면, 그것이 나와 내 가족에 위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올렸다.

볼드윈은 16일 방영된 SNL에서 국경장벽 건설을 밀어붙이려고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자회견 장면을 풍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불공평하다.조사를 받아야 한다.이게 진짜 공모(Collusion)"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가짜뉴스 NBC의 지겨운 SNL은 재미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공화당만 공격하는 내용이 징계도 받지 않고 처리되는 데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관련 법적 소송 전망을 나쁘지 않게 보고 있다.

적법성 여부는 연방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가려질 수밖에 없는데, 연방대법관 9명 중 공화당 대통령들이 임명한 보수적 성향 법관은 5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이유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