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최근 제작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정부의 방송 규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이를 두고 진선미 여가부 장관을 '전두환' '물선미' 등으로 폄하하며 여가부의 가이드라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여가부는 지난 12일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 가이드라인을 방송국 및 프로그램 제작사에 배포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2017년 여가부에서 방송사와 제작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세부적으로 나눠 제작·배포했던 가이드라인을 보완한 것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한 외모 재현에 참고할 가이드라인'이라는 내용이다.

이부분에서는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합니다'라는 권고 사항을 달고 이후 사례로 '음악방송 출연가수들은 모두 쌍둥이?'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이어 "음악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은 심각하다"라며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아이돌 그룹으로 음악적 다양성 뿐 아니라 출연자들 외모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아이돌 그룹의 외모는 마른 몸매, 하얀 피부, 비슷한 헤어스타일, 몸매가 드러나는 복장과 비슷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어 외모의 획일성은 남녀 모두 같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유형별 제작 원칙에서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하고 지나치게 날씬함을 강조하는 연출 및 표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바람직한 외모 기준을 환기시키지 않게 하고 상황에 맞지 않은 노출 혹은 밀착 의상, 신체 노출을 하지 않도록 한다"고 권고했다.

이러한 내용이 전해지자 '정부가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하냐'라며 방송 규제가 아니냐는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에 하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선미)여가부 장관은 여자 전두환입니까? 음악 방송에 마른 몸매, 하얀 피부, 예쁜 아이돌의 동시 출연은 안 된답니다"라며 "군사독재 시대 때 두발 단속, 스커트 단속과 뭐가 다릅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 위원은 "왜 외모에 대해 여가부 기준으로 단속합니까? 외모에 객관적인 기준이 있습니까?"라며 "그것은 정부가 평가할 문제가 아니고 국민의 주관적 취향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하 위원에 지적에 가이드라인의 연구를 직접 담당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이수연 선임연구위원은 1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하태경 최고위원이 ‘왜 외모를 가지고 여가부 기준으로 단속하느냐’고 언급했는데, 국회의원으로서 너무 무지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한국 미디어가 외모지상주의에 매몰돼 있으며 이를 환기시키고자 해당 연구를 진행했고 방송제작을 규제할 의도와 권한은 없다고 해명했다.

여가부도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규제나 통제라는 일부의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이번 안내서는 방심위 규정 제30조 양성평등 조항에 따른 고려 사항을 제안한 것으로 방송사, 제작진들이 방송현장에서 자율적으로 반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연구위원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며 "진선미 장관 여두환이 아니라 알고 보니 전두환 대통령 같은 용기도 없는 물선미 장관이다"라며 "장수라면 본인이 직접 나서야지 연구원 앞세워서 저를 비판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은 교육용 자료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라며 "국어도 빵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표준국어대사전의 '가이드라인' 정의를 예로 들며 '언론보도에 대한 정부의 보도지침'이라는 뜻을 설명하며 전두환 정부 때 비슷한 보도 가이드라인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여가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미디어와 대중의 선호도를 좌지우지하려고 시도했단 점에서 잘못됐다고 밝힌 하 최고위원은 진 장관의 가이드라인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