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100여명에 대한 기소 여부를 다음 달 결정할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 현직 대법관이 재판에 넘겨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어 법조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9일 "전·현직 법관의 기소 여부나 비위 통보 등은 2월 말 또는 3월 초 결정될 것"이라며 "3월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 여부 검토와 기소 시 증거기록 준비 등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근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한 데 이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3차례에 걸쳐 기소한 상태다.

하지만 ‘양승태 사법부’를 둘러싼 47개 혐의를 100여명이 제각각 나눠 받고 있어 개별 관련자에 대한 기소 여부 판단에 적잖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기소 여부를 저울질하는 대상자 중 특히 관심을 끄는 인물은 권순일 대법관이다.

권 대법관은 2013∼2014년 행정처 차장으로 근무 당시 이른바 ‘물의야기법관 인사조치 검토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권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임 전 차장,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현 서울고법 부장판사)과 함께 공범으로 적시됐다.

이 전 상임위원은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해 다음 달 법복을 벗을 예정이다.

따라서 검찰이 관련자들을 일괄 기소 시 권 대법관이 유일한 현직 신분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록 기관장은 아니지만 대법관은 전원합의체의 한 구성원인 대법원장과 동등한 지위에 있다.

따라서 현직 대법관에 대한 기소가 현실화할 경우 사법부로서는 뼈아픈 사태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권 대법관은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에 넘겨질 경우 당장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관리할 인물로 부적합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