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내세워 1심 판결 비판…“드루킹측 진술만 의존” 주장 / 野·학계 “사법부의 독립 훼손”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실형 선고를 한 1심 법원을 비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판결 직후 외부 전문가들이 3주 가까운 시간을 쓰며 공들였지만 "드루킹 측 진술에만 의존했다"는 기존 주장을 답습한 내용이어서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과 학계에서는 집권 여당이 사법부에 반기를 드는 행사를 여는 것은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차정인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김 지사와 드루킹(김동원) 간에 지시·승인·허락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공모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며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봤다는 진술은 결코 지시·승인·허락의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없다"고 1심 판결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공모(드루킹이 만든 경제적공진화모임)가 아닌 제3자의 증언이나 동영상, 녹음 파일 등이 객관적 증거에 해당할 텐데, 정작 검사는 이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형사소송법에 충실한 재판부라면 검사에게 ‘증인 등의 진술은 신빙성이 문제가 되니 다른 객관적 증거를 제출하라’ 하고 검사의 패소(무죄)를 선고했어야 했다"며 "1심 법원은 김동원 등의 진술 가운데 허위나 과장으로 밝혀진 것을 애써 과소평가하면서 피고인 측에 ‘무죄의 증명을 해보라’는 식이어서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망각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김용민 변호사(법무법인 양재)는 "김동원이 ‘승인해줬다’는 진술이 있어야 판결에서 인용한 물적 증거, 즉 온라인 로그 기록을 피고인의 유죄 증거로 쓸 수 있는데 그 부분이 단절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판부가 증거로 인정한 킹크랩 프로토타입 재연 동영상은 시연 영상이 아니라 특검에서 우경민(둘리)이 진술하면서 찍은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편의상 사후에 촬영한 동영상이라 증거로 볼 수 없고 부적절한 데도 재판부는 이를 증거로 언급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당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시민단체가 아닌 정부 여당이 사법부 판결에 대해 공격적인 비평을 가하는 것은 재판부에 압력을 가해 사실상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증거 능력이 있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재판부의 재량이다.1심 판결은 김 지사가 자백하지 않는 한 직접적인 물증이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경험칙에 맞춘 판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도 "판결문을 읽어보면 증거가 상당히 자세히 나와 있다"며 맞불을 놓았다.

김 회장은 이어 "물증이 없다는 (여당 측)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안병수·배민영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