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5개월 만에 이란산 원유 수입도 재개했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9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입이 막히는 동시에 미국의 원유 과잉 생산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미국산 원유 수입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의 한시적 이란 제재 완화가 끝나는 오는 5월부터 미국산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정유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정유사들의 지난 1월 이란산 원유 수입액은 약 1142억원(1억128만달러) 으로 집계됐다 . 중량 기준으로는 22만7941톤이다.

경제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입액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0원'이었지만, 미국이 지난해 11월 한국 등 8개국에 180일간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하면서 수입에 숨통을 트였다.

다만 수입액은 미국의 제재 전과 비교하면 20%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이 지난해 한국 등에 이란산 원유수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수입량 감축'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 1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했다.

사진은 테헤란에서 정유관을 수리 중인 이란 노동자. 사진/뉴시스 문제는 이 정도의 수입도 한시적이라는 점이다.

이란산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 국가의 원유보다 저렴하고, 화학원료인 나프타를 대량 추출할 수 있는 초경질원유( 콘덴세이트) 가 주종이어서정유사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다.

정유사들이 들여오는 이란산 원유의 70%가 콘덴세이트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이란 원유는 국내 콘덴세이트 도입량의 51%를 차지할 정도다.

정유사들은 경제성이 높은 이란산 원유의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미국의 제재 완화 기간이 늘어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이 원활해져야 가격이 낮아지고 수급도 안정화될 수 있어서다.

다만 최근 미국 정부가 대이란 원유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쳐 수입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미국산 콘덴세이트를 포함한 원유 수입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3분기부터 시작된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가 맞물리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미국산 원유 수입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73.5%로, 14년만에 70%대로 떨어진 반면, 미국산 원유 비중은 5.5%로, 전년 1%대에서 급상승했다 .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산 원유 수입량는 6094만 배럴로 전년보다 558% 불어났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