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국익에 현저한 침해 우려/“英서 교육… 우리에게 책임” 반론도/ 가족측 “법적 수단 동원해 싸울 것”3년여 전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최근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귀국 의사를 밝힌 샤미마 베굼(19)의 국적을 박탈하기로 한 영국 정부의 결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국익에 현저한 침해가 우려되는 자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국적법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한 뒤 베굼 가족에게 통보했다.

국적법상 어느 누구도 무국적 상태로 놔둬서는 안 되지만, 방글라데시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난 베굼은 영국·방글라데시 이중국적이므로 영국 시민권 박탈이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한 것이다.

자비드 장관은 지난 18일 의회에서 "100명 이상 이중국적자의 시민권을 테러 관련 이유로 박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굼 가족 측 변호사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며 특별이민심사항소위원회 제소 등의 방안 강구에 나섰다.

가족 측은 "베굼은 방글라데시 여권도 없고 거기 가 본 적도 없다"며 "방글라데시 정부 역시 베굼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내 여론은 둘로 갈렸다.

보수당의 로버트 하폰 하원 교육위원장은 "전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 자비드 장관을 두둔했다.

반면 같은 여당 소속인 조지 프리먼 하원의원은 "이 결정은 실수이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그녀는 여기서 태어나 여기서 교육받았다.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그녀는 돌아와 영국 법정에 서야 한다"고 반박했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의원도 "베굼과 그녀의 (갓난)아기가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국적 박탈은) 기회의 낭비"라며 "(베굼을 법정에 세워야) 왜 어린 소녀가 시리아로 떠났는지, 어떻게 하면 비슷한 일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도 이와 유사한 고민을 겪고 있다.

미국인 호다 무사나와 미·캐나다 이중국적자 킴벌리 그웬 폴먼은 IS에 합류한 사실을 후회하며 지난달 미군에 투항했지만 한 번도 본국 송환과 관련한 언질을 받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IS 가담자들은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고, 캐나다 당국자는 "이들은 인접국에서 중범죄로 기소될 수 있으므로 시리아 캠프를 떠나기 어렵다"고 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