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CEO “中 요구해도 거부” / 英전문가 “스파이행위, 증거 없어”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任正非)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잇따라 외신 인터뷰에 나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화웨이 연대’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서방 최대 안보외교 동맹인 영국의 ‘반화웨이 동맹’ 이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층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화웨이 창업자인 런 CEO는 미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결코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으며 임직원도 그런 행위를 하도록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결코 장비에 백도어(전산망 해킹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법에 따라 요구되더라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BBC방송에 나와 "미국은 오직 세계의 일부만 대표할 뿐"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무너뜨릴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런 CEO가 기존 방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미국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최근 영국 정부의 입장 변화 가능성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시아란 마틴 영국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 센터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서 "화웨이 장비가 사이버안보와 관련한 문제를 갖고 있지만, 악의적 스파이 행위에 사용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은 아직 5G(세대) 국가 네트워크와 관련한 안보정책을 결정하지 않았고, 기존 화웨이 장비에 대한 구체적이고 엄격한 관리감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정보기관이 "화웨이 통신장비의 안보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 중심의 ‘반화웨이 연대’가 흔들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영국의 결정이 다른 유럽국가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19일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독일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5G 사업 참여 허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